7월 이통경쟁 ‘눈치보기’…KT ‘페어 프라이스’ 역풍
- 전체 2개월 연속 감소…KT, 2만명 이탈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7월 통신업계의 이동통신 가입자 경쟁이 6월에 이어 주춤했다. 상반기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로 실적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연이은 폭우로 유동인구가 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업자간 득실은 KT의 성적이 주목된다. ‘페어 프라이스(Fair Price, 공정가격 표시)’ 정책 역풍을 맞았다. 페어 프라이스는 KT가 추진하는 일종의 단말기 정찰제다. 단말기 가격 조사로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지만 구매 가격 자체가 상승해 경쟁에는 악영향을 미쳤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모두 79만8011명이다. 전월대비 7.5% 감소했다. 2개월 연속 하향세다.
번호이동은 통신사간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 강도를 판단하는 척도로 이용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7월 들어 통신사간 경쟁은 안정화 추세다. LG유플러스 실적에서도 알 수 있듯 상반기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컸던 탓에 통신사들이 관리에 들어갔다”라며 “휴가철 및 장마가 길었던 것도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7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KT가 2만여명의 가입자를 내준 것이다. KT는 7월 들어 전체 대리점을 대상으로 페어 프라이스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페어 프라이스는 단말기별 가격을 모든 대리점이 동일하게 책정하는 정책이다. 신규와 기기변경 가격도 같게 바꿨다. 대리점별로 가격이 달라 사용자가 최저가를 찾아 발품을 팔지 않고 믿고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대리점별 독자 보조금 지급이 금지돼 실제 단말기 구매가가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7월 KT의 번호이동 가입자 감소를 페어 프라이스 제도 부작용으로 평가했다. KT는 페어 프라이스를 제조사 장려금 공개까지 이어가려고 하고 있지만 적용 여부는 불투명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동참 확률도 낮다.
KT는 7월 SK텔레콤에 1만3839명 LG유플러스에 8092명 등 총 2만1931명을 빼앗겼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로 1458명이 이탈했지만 KT 이동 분을 합쳐 총 1만2381명이 늘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에서 모두 가입자를 유치해 총 9550명이 증가했다.
한편 8월 번호이동 경쟁의 강도도 그리 높지 않을 전망이다. 휴가철이 이어지고 제조사의 신규 단말기도 눈에 띄는 제품이 없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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