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IT 업계의 특허 확보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IT 산업에서 특허가 중요한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스마트폰 등 IT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특허의 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29일(미국 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IBM의 특허 1030건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이를 통해 구글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메모리,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구글은 이를 통해 노텔 특허 경매전에서의 패배를 만회했다. 노텔은 지난 6월 와이파이, 데이터 네트워킹, LTE 등에 대한 다양한 특허권을 경매에 붙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RIM 연합체에 매각했다. 구글은 경매가로 40억 달러라는 거액을 써냈지만, 이 연합체는 구글 보다 5억 달러 많은 45억 달러를 제시했다.
구글의 이 같은 노력은 안드로이드 진영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구글은 오라클로부터 자바 특허 침해로 제소돼 있으며,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업체인 삼성∙HTC 등도 애플, 모토롤라,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의해 제소돼 있는 상태다.
오라클은 지난 6월 구글을 상대로 60억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오라클의 자바 기술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MS는 특허권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MS는 지난 해 4월 HTC와의 협상을 통해 스마트폰 한 대당 5불을 받기로 했다. MS는 모토롤라에도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를 상대로도 스마트폰 한 대당 10달러의 특허료 지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같은 특허 전쟁이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게는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현재는 지금까지 공짜로 사용해 왔지만, 구글이 특허 소송에서 패하면 특허료가 단말기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글의 총괄 법률고문인 켄트 워커는 "IT산업은 현재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며 "특허는 혁신을 위한 노력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