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디스플레이가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 분야에서 OLED를 배제하기로 했다. AH-IPS 기술이 우수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 OLED 투자도 모두 중단키로 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1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중히 검토해본 결과 모바일 분야에선 AH-IPS가 OLED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앞으로 모바일에서 OLED 투자는 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TV에선 OLED가 강점이 있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연구 개발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크기는 55인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AH-IPS와 AMOLED의 비교 시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상도와 색 정확도, 가격 등에서 AH-IPS가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 데에는 AH-IPS의 성능상 이점도 있지만 경쟁사 대비 기술 발전 및 시설 투자가 너무 늦었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앞선 투자와 기술 개발로 AMOLED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권 사장은 “경쟁사(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우리는 TV쪽을 공략해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경영 실적에 대해서는 “TV 판매량이 예상만큼 안 나와줘서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다”며 “그러나 FPR 3D와 AH-IPS 등의 제품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매출 6조471억원, 영업손실 483억원, 당기순이익 213억원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시황 악화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1조원 이상 축소하고 가동률도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맬 계획이다.
권 사장은 “불황 때 공격적으로 투자하라는 말도 있고, CEO로 투자 욕심이 크지만 2분기에 판단 미스를 하니까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반기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녹록치 않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