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한주엽기자] SK텔레콤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나선다. 8일 하이닉스 채권단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통신사가 왜 반도체 회사 인수에 나선 것일까.
이날 SK텔레콤은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닉스 인수는 ▲이종산업과의 융합(Convergence, 컨버전스)이 가속화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에서 사업 다각화 ▲이동통신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반도체 사업 기반 글로벌 기업 도약 등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결국 포화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 경쟁에서 벗어나 반도체를 새로운 먹거리로 세계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의 통신 기반 해외 진출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아울러 요금 인하 등 산업 외적인 위험요인도 크다. 이와 함께 SK그룹의 중국 공략을 주력 계열사가 지원하는 의미도 크다.
SK그룹은 SK차이나를 통해 지난 2월 엠텍비젼과 공동 출자해 중국 선전에 시스템 반도체 전문업체인 ‘SK엠텍(SKMtek)’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초기 자본금 190억원으로 SK차이나가 60%, 엠텍비젼이 40%의 투자를 했다. 2016년 매출 4000억원이 목표다.
시스템 반도체는 휴대폰, 컴퓨터 등의 정보기술(IT)기기에서 머리 역할을 하는 칩들을 일컫는다.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2013년 기준 2313억달러 규모를 이를 전망이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82%다. 특히 중국은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전 세계 IT기기의 65%를 생산하고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35%를 소비하는 최대 수요국가다. 반면 중국내 수요 대비 생산은 약 17% 수준에 불과하다.
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2위다. 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직접 하지 않지만 위탁 생산(파운드리) 체제는 갖추고 있다. SK엠텍이 설계를 하이닉스가 생산을 하는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 진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에 대규모 공장을 갖고 있고 현지 정치 수뇌부들과의 관계도 좋기 때문에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SK 입장에선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에서 SK텔레콤이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풍부한 자금 동원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말 기준 1조603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통신산업의 특성상 분기당 7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향후 하이닉스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신산업도 반도체산업도 매년 조단위 투자가 필요하다. SK텔레콤은 최근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 투자를 시작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하락세다.
또 오는 10월1일까지 이동통신 사업(MNO)와 플랫폼 사업을 분사하겠다는 계획도 변수다. 플랫폼 사업 분사를 두고도 내부 동요가 상당한 상황에서 전혀 새로운 사업을 새로 투자한 다는 것을 구성원들에게 설득시키는 작업을 해야하는 것이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