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잡지 업계 “망하더라도 디지털로 간다”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전자잡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수익은 거의 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배수의 진’을 치고 종이잡지의 디지털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GQ, 맥심, 씨네21과 같은 독립된 형태의 잡지 애플리케이션(앱)과 더매거진, 올레매거진과 같은 포털형태의 앱의 유료 콘텐츠 구입률은 매우 낮아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99달러로 책정된 전자잡지가 판매가 저조해 1.99달러까지 가격을 낮췄으나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전자잡지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종이 잡지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도서시장에서는 전자책이 종이책의 매출을 뛰어넘은 바 있다.
29일 이페이퍼포럼이 주최한 ‘디지털매거진,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 에서 씨네21 김준범 이사는 “이미 시장은 디지털로 가고 있다. 종이잡지 발간하다가 망하나, 전자잡지 사업 시작해서 망하나, 망하는 건 매한가지”라며 “이 상황이라면 일찍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씨네21 유료 콘텐츠의 가격은 0.99달러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 시장은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업계 실무자들은 ‘아직까지는 전자잡지를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안한다’는 말에는 전부 동의했다.
아이디유 강인호 대표는 “전자잡지를 팔아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당연히 유료로 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구입하는 사용자는 매우 적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런 이유로 국내에 출시된 대부분의 전자잡지들은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료 콘텐츠을 어떻게 수익모델로 만들어 나갈지 고민할 때가 됐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했다.
씨네21 김 이사도 한국 전자잡지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씨네21은 0.99달러로 매주 하나씩 발매된다. 그러나 이(유료 콘텐츠)를 구입하는 사람은 전체의 20%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나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나쁘게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업계 실무자들은 아직까지 ‘실물이 없는 콘텐츠에 돈을 낸다’는 문화가 국내에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포털 매거진 앱 ‘더매거진’을 서비스하는 포비커 박종일 이사는 “아직 전자잡지 시장이 초기인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러한 문화가 자리잡을 때까지 어떻게 살아남느냐도 고민해 봐야할 것”이라며 “업체들이 협력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나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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