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 국가간 경쟁 본격화
LG CNS가 부산에 연면적 4만평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1차 사업에서는 서버 7만2천대를 운영할 수 있는 연면적 7000평의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KT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김해에 올해 10월까지 서버 1만대를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키로 했다. 또한 오는 2012년 상반기 중에 데이터 센터를 2만Kw로 증설할 계획이다.
양 사 모두 이번에 건립되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일본 시장 및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려는 시동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양사 모두 데이터센터를 통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태세다. 이처럼 국제 무대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허브를 건립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은 아니다.
데이터센터 허브의 구축을 통해 현지 서비스는 물론 자사의 데이터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외신 등에 따르면 NTT데이타는 6월 초 서버의 대부분을 서일본 지역의 데이터 센터와 중국 무석 및 말레이시아 등 해외 데이터 센터로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또 NTT 데이터 그룹 회사에서 사용하는 개발 클라우드 서비스도 말레이시아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 NEC도 6월 초 중국 요령성 대련에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다루는 합작 회사인 ‘일전동연신식기술유한공사(日電東軟信息技術有限公司)’를 설립했다. 합작회사를 통해 중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이처럼 동북아 지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전제로 한 국가 간, 또는 기업 간 협력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주목되는 것은 그동안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작았던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조건이 부각되면서 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안정성’이 최우선시 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인접국가와 우리나라를 비교할 경우 지진발생률,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 등에서 데이터센터 허브로서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KT와 LG CNS가 데이터센터를 설립키로 한 김해, 부산 지역은 ‘해외 데이터의 나들목’인 육양국(해저 광 케이블이 육지로 올라오는 지점)이 위치해 데이터 입출이 빠르므로,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글로벌 데이터센터 허브의 유치 경쟁도 치열해 질 전망이다. 우선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이 지진의 위험이 적고 해안만을 중심으로 산업부지가 잘 형성돼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글로벌 인터넷 케이블망도 중국 상하이, 청도, 산터우 등 유리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는 곳에 육양국이 위치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사정이 우리나라보다 불리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3·4월에 중국에선 이미 전력난이 발생했고 성수기인 6·7월에 접어들면 3000만∼4000만㎾의 전력이 부족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진피해가 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건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외신에 따르면 IBM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LotusLive’ 전용 데이터 센터를 도쿄 근교와 오사카 근교의 2개소에 만들기로 했다. 일본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신규 사용자가 대상으로, 규모는 수백 만 사용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진으로 인한 불안과 좋지 않은 전력사정을 감안할 때 글로벌 업체들이 일본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거나 사용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싱가포르는 정보통신 전략으로 자국을 아태지역 인터넷 트래픽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하에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세제지원 및 50% 이상의 정부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또 홍콩은 중국 본토의 IT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수의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기반한 글로벌 데이터센터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정보통신(IT) 강국으로 자부하는(?) 우리나라도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전제조건은 대부분 만족한 상황이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정치, 사회적으로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해온 우리나라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의 동북아 핵심 국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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