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S’ 시동 거는 시스코코리아…전면 공세 예고
- [인터뷰] 김 훈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UCS 총괄 상무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2009년 시스코가 가상화 및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공략을 위해 x86 서버인 ‘UCS(Unified Computing System)’를 처음 발표했을 때만 해도 경쟁사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미 가격 경쟁이 치열한 x86 서버 시장에 뛰어들어봤자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특히 파트너사들을 통한 채널 비즈니스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x86 서버 시장에서는 한국HP와 한국IBM, 델코리아 등 3개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시스코가 진입 장벽을 넘기 힘들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시스코가 국내 서버 시장에 진출한지 1년여가 지난 현재, 조금씩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시스코 UCS 사업을 총괄하는 김훈 상무<사진>은 27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UCS에 대한 인지도가 국내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시스코가 그동안 해왔던 비즈니스 중에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분야”라며 “늦어도 1~2년 내에는 시장의 메이저 업체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총판을 비롯해 파트너사를 재정비하면서 고객 레퍼런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1월~3월) 전세계 x86 기반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서 시스코는 HP, IBM에 이어 9.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로 올라섰다. 전체 서버 시장에선 1.6%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본사 차원에서는 지난 18개월 동안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는 이보다는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두자릿 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증권과 LG전자, 동부CNI, SK텔레콤 등이 UCS를 사용하고 있다.
김 훈 상무는 “전세계적으로 볼 때 지난 1년간 UCS는 약 4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이 중에서도 25%에 해당하는 1000개 이상이 재구매 고객”이라며 “x86 서버가 업체마다 비슷한 것 같아도 나름의 기술적 차별점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시스코는 블레이드 타입인 B시리즈에 이어 랙마운트 타입인 C시리즈 UCS를 출시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드라이브하고 있다.
시스코 UCS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 패브릭과 통합 I/O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모든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합 데이터 지연 및 손실이 거의 없는 10기가비트 이더넷(GbE) 기반의 통합 패브릭을 지원하기 때문에 LAN과 SAN, 고성능 컴퓨팅 네트워크 등 현재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서로 다른 형태의 네트워크를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이는 네트워크 어댑터와 스위치, 케이블수를 상당 부분 줄여주기 때문에 전력 및 냉각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시켜 준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시스코만의 확장 메모리 기술(Extended Memory Technology)이다. 이는 경쟁사 대비 최대 4배 이상의 메모리 슬롯을 지원하기 때문에 서버 및 데스크톱 가상화(VDI) 환경에서 높은 통합 비율을 보인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절감도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제품 특징은 CPU 파워보다는 메모리 용량이 더 필요한 고객들의 경우 훨씬 유리하며, 가상머신(VM)도 그만큼 더 많이 생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총소유비용(TCO)에서 봤을때는 경쟁사 제품을 사용했을 때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통합 관리 내장 소프트웨어 및 리소스를 가상화해 고객들이 손쉬게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는 VN-링크 기술은 시스코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김 상무는 “UCS는 현존하는 x86 서버 가운데 가상화에 가장 최적화된 제품”이라며 “실제로 진정한 가상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가상 네트워크로의 연결이 중요한데 시스코는 네트워크 카드 하나에서 128개까지로 리소스를 나눌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스코는 x86 서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2소켓 시장에 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훈 상무는 “마진이 높은 2소켓 시장은 현재 가장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 시장만 제대로 잡으면 승산이 있다”며 “델의 경우를 살펴보면 오랜 기간 저가형 서버 전략을 고수하다보니 ‘저렴하다’는 선입견이 계속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형 및 대형 시장보다는 메인 시장인 2소켓 중형 시장에서 정면 승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본사 차원에서도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관련 사업의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만큼, 채널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실제 아태지역에서 최근 UCS 채널 파트너로 영입한 200개 업체 가운데 186개가 경쟁사의 비즈니스를 해왔던 업체였다고 한다.
김 상무는 “현재 경쟁사들이 파트너들의 마진을 줄이고 있는 만큼, 시스코로 넘어오는 국내 유통 업체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훈 상무는 지난 22년 간 한국HP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에서 x86 서버 관련 업무를 역임해 온 베테랑이다. 그가 시스코로 옮겨온 것도 바로 UCS 제품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박스(서버)를 단순히 눈에 보이는 가격이나 성능만으로 비교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이제는 고객들도 총소유비용(TCO) 비교를 통해 데이터센터 전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우선적으로 x86 시장에서 오라클과 후지쯔를 제치고 4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며 “데이터센터 전체 구성에 초점을 두고 시장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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