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1분기 2조9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분기 대비 33%, 직전 분기 대비로는 2% 하락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1분기는 일본 지진, 중동 사태, 원자재 가격 상승, 유럽 재정 위기 등 글로벌 경기 불안정이 지속됐다. 이런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주요 제품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 특히 TV 등 완제품과 반도체 및 LCD와 같은 주요 부품 가격이 바닥권을 형성하는 등 어려운 환경이 이어졌다.
실제 1분기 매출은 36조99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6.78% 늘어났지만 작년 만큼의 이익은 남기지 못했다. 수요가 줄어드니 제품 가격을 낮춰 팔았고, 이것이 부품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글로벌 경기 불안정이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하고 삼성전자의 1분기 경영 실적을 들여다보면 대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완제품을 제외하면, 경쟁 업체와의 실적 비교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이 이 같은 평가에 힘을 싣는다.
TV와 가전, LCD가 주춤하긴 했으나 휴대폰과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D램 가격이 1분기 내내 바닥권을 형성했음에도 모바일과 서버 등 고부가가치 D램의 판매 호조 및 낸드플래시의 출하량 상승으로 각 사업부 가운데 가장 높은 1조6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통신 사업부의 역할도 컸다. 갤럭시S 등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1조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반도체와 함께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이어가며 13.5%를 기록했다. 1분기 실적으로는 최대인 약 70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예상대로 TV 등 완제품과 LCD 사업은 부진했다. 디지털 미디어&어플라이언스(DM&A) 사업은 전 분기 대비로는 개선됐지만 주요 선진국의 수요 악화와 가격 경쟁으로 다소 부진한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CD 사업부는 TV 완제품 업체들의 재고 조정과 가격 하락, 신공정 도입에 따른 가동률과 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230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2분기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주요 부품 사업에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통신 사업은 갤럭시S2와 갤럭시탭 10.1 출시 및 바다 플랫폼을 탑재한 신제품 출시로 세몰이에 나선다. TV 사업은 프리미엄급 제품 비중 확대와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