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애플·구글 뒤통수치다…클라우드 플레이어 선봬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아마존이 콘텐츠와 연동된 개인 클라우드 컴퓨팅 영역으로 발을 내디뎠다. 애플과 구글보다 발빠른 출발이다.
29일(현지시각) 아마존은 음원을 웹이나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재생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레이어(Cloud Player)’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플레이어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네이버 N드라이브, 나우콤 세컨드라이브와 컨셉은 동일하다. 이들 서비스는 ‘콘텐츠’를 웹 스토리지에 저장해 두고, 인터넷이 가능한 디바이스로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아마존은 여기에서 자신들이 판매하는 콘텐츠를 구입과 동시에 클라우드 드라이브로 저장해 주는 기능을 덧붙였다. 굳이 사용자가 음원을 내려받고, 디바이스로 옮기는 작업 없이도 음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의 특징이다.
그러나 음원들의 저작권을 소유한 업체들이 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에 거센 반감을 가지고 있어 향후 아마존의 추이가 주목된다.
◆업계 최초 ‘콘텐츠 클라우드 컴퓨팅’=아마존에서 영화와 음악 콘텐츠를 담당하는 빌 칼 부사장은 “우리는 클라우드 플레이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사용자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사용자들은 PC나 스마트폰으로 음원을 내려받지 않아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는 사용자들에게 5GB의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무료로 제공한다. 1년에 20달러를 내면 20GB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아마존에서 음원을 구입해도 해당 음원의 용량만큼 늘어난다.
사용자들은 이 공간에 음원, 영화 콘텐츠 등을 직접 올릴 수도 있고, 아마존에서 구입해 저장할 수 있다.
PC의 경우 웹브라우저를 통해 아마존 드라이브로 접속하면 바로 재생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아마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사용자들이 기존에 보유한 음원들도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업로드할 수 있다.
현재 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는 결제주소지가 미국인 사람들만 사용 가능하다.
◆클라우드 플레이어가 국내에 들어온다면?=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가 개인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가장 킬러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에서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국내 음원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구입하지 않고 듣기만 하는 음악상품이 워낙 싸게 판매되고 있어, 클라우드 플레이어와 같은 서비스가 성공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더욱이 사용자들이 보유한 음원을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올릴 수 있도록 하게되면, 저작권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소니뮤직은 아마존 클라우드 플레이어 서비스 공개 직후 “우리는 아마존과 새로운 저작권 계약을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또한 국내 포털업체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들도 조만간 음원 플레이어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아마존의 클라우드 플레이어가 국내 서비스 시장에 큰 영향은 끼치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구글, 클라우드에 속력낼까?= 애플과 구글이 클라우드 기반 음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은 지난해부터 보도됐지만, 정작 시작은 아마존이 먼저였다.
애플은 지난해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라라(lala)’를 인수한 뒤 라라의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전문가들은 라라의 스트리밍 기술을 아이튠즈에 적용해 웹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아이튠즈’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애플이 미국 노스캐롤라이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오는 6월에 열릴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구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판 아이튠즈인 ‘구글 뮤직’을 지난해부터 준비해 왔다.
구글 뮤직은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서비스로, 구글의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음원을 저장하고 사용자가 원할 때,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스트리밍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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