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주력 제품인 PC용 D램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부문은 앞선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경쟁력 확보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9조2500억원, 영업이익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상당 폭 떨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3조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그러나 4분기 4개 사업부문(반도체, LCD, 디지털미디어, 휴대폰)이 올린 영업이익 가운데 반도체 부문은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력 제품인 PC용 D램 가격의 하락폭을 고려한다면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가격 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D램 제품인 DDR3 1Gb의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5월 초 2.72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이달 들어 0.88달러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3분의 1 가격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대만과 일본 등 후발 경쟁 업체의 경우 줄줄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은 4분기 수요 약세 속에 가격 하락폭이 확대됐지만, 모바일/서버용 수요는 상대적으로 호조였고 삼성전자는 이러한 고부가 제품 판매 강화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40나노 이하급 비중 확대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도 실적 선방의 요인이 됐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용 낸드플래시의 수요와 SSD 탑재 PC 신모델 출시로 임베디드 시장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삼성전자는 30나노급 이하로의 공정 전환 가속화와 수요가 견조한 세트 및 임베디드용 판매에 집중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특히 시스템LSI도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용 수요 강세로 SoC 부문이 높은 성장을 했으며 모바일AP의 매출 증가세도 그대로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지난해와는 달리 상저하고의 전형적인 이익 패턴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세트 제품 판매량 감소, 부품 가격의 하락이 예상되나 마케팅 비용 감소, 반도체 메모리 원가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견조한 실적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D램의 경우 마케팅 활동을 통해 저전력, 그린 제품 이미지를 강화하고 30나노 이하급 공정 비중 확대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세트, 임베디드용 솔루션을 강화하고 20나노급 공정 비중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수요 강세에 따라 AP, CMOS 이미지 센서 등 주력 제품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투자 확대를 통한 생산 능력 확대 및 공정 전환을 가속해 AP 등의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