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세계 3위 D램 반도체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D램 가격 하락에 못이겨 감산에 나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엘피다는 지난 2분기(7~9월) 실적발표회를 통해 11월부터 25% 수준으로 PC용 D램 메모리 반도체를 감산한다고 발표했다.
사 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1월부터 감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규모는 2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엘피다는 올 연말 PC용 D램 웨이퍼 생산 계획을 당초 월 23만장 수준으로 잡아놨지만 이를 17만장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엘피다가 감산에 들어가는 이유는 D램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 ‘팔아도 남지 않는 장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모델인 DDR3(1Gb 128MB) 메모리의 고정거래 가격은 상반기 최대 2.7달러대까지 치솟았으나 10월말 현재 1.53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앞선 미세공정전환(40나노급)으로 원가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가격의 하락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지만 후발업체인 엘피다의 제조공정은 아직 60나노급에 머물러 있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증권가에서 보는 엘피다 DDR3 주력 모델의 제조 원가는 1.7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현 시점에선 팔아봤자 남지 않는 장사이고 이 때문에 생산량 증대 계획을 없던 일로 되돌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엘피다의 감산으로 그간 10%를 웃돌았던 D램 공급과잉률은 4~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D램의 가격 하락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는 40.7%의 점유율로 전 세계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하이닉스는 20.9%로 2위, 엘피다는 16.1%로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