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제4 이동통신 도전이 특혜, 먹튀 논란만 일으키고 결국 실패로 귀결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KMI의 와이브로 사업 허가와 관련해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 타당성, 재정적 능력, 기술능력 모두 기준점수인 70점을 넘지 못했다.
대형 통신사가 주도하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KMI의 도전이 통신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 관련 업계가 주목했지만 통신사업 경험이 일천한 중소기업 연합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KMI의 실패는 무엇보다 사업 전체를 주도하는 책임 있는 사업자의 부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성의 불투명이나 막대한 투자비는 처음부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이 초반에는 고전할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일정부분 사업자를 확보할 경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어려움은 사업에 뛰어들기전부터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의 3위자리에 안착한 LG유플러스 조차도 오랜기간을 거쳐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막대한 투자비 조달과 향후 전체적인 사업의 아웃트라인(OUT LINE)을 보여주고, 기술 및 재정적인 측면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대표 사업자의 부재가 KMI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자가 어떤 의지를 갖고 하느냐인데 KMI는 그런 부분이 매우 부족했다"며 "오너처럼 책임을 질 수 있는 주체가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책임있는 주체가 없다보니, 각종 평가에서 기준치에 미달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여러 사업자가 참여하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플레이어가 필요했다.
KMI 공종렬 대표는 시장 참여와 관련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 까지는 성공했지만 의미있는 시장 참여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그러다보니 먹튀 논란도 나타났다.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삼영홀딩스 사태를 비롯해, 참여자들의 탄탄하지 못한 재무건전성 등은 사업의 연속성에 물음표를 주었다. 시장에서는 계속해서 주가만 부양하고 빠질 것이라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강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SK텔레콤 등의 망을 빌려 이동통신 사업을 하는 MVNO 사업자가 등장하지만 틈새시장 공략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의미 있는 제4 이통사의 등장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