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과거 IBM의 메인프레임은 단순한 메인프레임 시스템 그 자체에 그쳤다. 하지만 ‘z엔터프라이즈’ 출시를 전후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M이 지난 7월 공식 발표한 z엔터프라이즈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형태인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와 x86 서버까지 관리할 수 있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IBM 측은 z엔터프라이즈에 대해 “지난 20년 동안의 메인프레임 아키텍처 디자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IBM 시스템z 사업부 정승건 실장은 “z엔터프라이즈는 한 마디로 ‘시스템들의 시스템(System of Systems)’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며 “코어 시스템인 z196 메인프레임 시스템과 파워7(유닉스), x86 블레이드 서버를 하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z엔터프라이즈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니파이드 리소스 매니저(URM)’ 때문이다.
URM은 일종의 펌웨어 소프트웨어다.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z엔터프라이즈에 연결되는 모든 서버, 즉 zCPC(메인프레임)과 파워7(유닉스), 시스템x 블레이드(x86)을 통합 관리를 할 수 있다.
URM이 관리하는 유닉스 혹은 x86 서버는 블레이드센터 익스텐션(zBX)이라는 블레이드 서버랙 형태의 형태로 연결되는데, 이는 z196과 10기가비트 이더넷(GbE)으로 연결된다. zBX는 최대 4개의 랙에서 112개의 블레이드 시스템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z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은 최대 10만 개 이상의 가상 서버를 운영할 수 있고, 현재 대다수의 기업에서 유닉스 또는 x86 서버에 구축된 웹 서버와 WAS 서버를 포함한 수많은 목적 서버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코어 시스템인 z엔터프라이즈 196 자체도 5.2GHz의 쿼드코어 프로세서 96개가 탑재돼 초당 500억 개 이상의 명령(인스트럭션)을 실행이 가능, 이전 모델인 z10 메인프레임보다 60%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 반면 전력 소모량은 동일하다.
정 실장은 “z/OS 자체의 가상화와 리눅스를 가상화하기 위한 z/VM, AIX(유닉스)를 위한 파워VM 및 시스템 x를 가상화하기 위한 KVM(예정)이 URM을 통해 관리되게 되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효율적인 성능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I/O속도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CPU 클록 스피드만을 이용해 복잡한 쿼리를 연산해야 하는 업무의 경우 x86 서버가 가장 적합하다. 대신 I/O 성능이 중요한 업무의 경우 메인프레임에서 돌리면서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정 업무에 대한 성능 정책을 ‘1.0초 응답시간’로 책정했을 경우, URM은 시스템 x 블레이드와 파워7, z/OS 등 모든 서버에 대해 1초의 응답시간을 충족하기 위하여 자원 할당 등을 포함한 다양한 워크로드 관리를 수행하게 된다.
이같은 분석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함께 발표된 것이 ISAS(IBM Smart Analytics Systems) 9600와 ISAO(IBM Smart Analytics Optimizer)와 같은 분석시스템이다.
ISAS 9600은 z/OS 상에서 발생하는 기간계 데이터를 데이터 웨어하우징(DW)에 저장하는 과정에서 리드타임과 복잡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즉, ETL(OLTP에서 제공된 데이터를 DW 시스템에 적재하기 위한 데이터 처리 과정)의 리드타임 및 복잡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z/OS상에서 DW를 구축하고 z리눅스를 통해 대쉬보드와 같은 분석 모니터링을 제공하게 된다.
ISAO의 경우는 CPU의 빠른 성능이 요구되는 데이터 마이닝, OLAP과 같은 처리를 시스템 x 블레이드 기반의 옵테마이저(Optimizer)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다.
정 실장은 “ISAO는 플랫폼의 특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통합함으로써 성능은 향상시키고 비용은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며 “향후에도 이러한 옵티마이저에 대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확장,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도 메인프레임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서비스를 클라우드 인프라에 탑재해 최적의 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워크로드에 적합한 플랫폼이 구성돼야 하고, 이러한 플랫폼은 가상화를 통해 통합 관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인프라를 단일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기종의 플랫폼을 이용한 클라우드 인프라가 필요한 시점이 도래할 것”이라며 “이에 맞는 최적의 인프라는 바로 z엔터프라이즈”라고 덧붙였다.
<미니인터뷰>한국IBM 메인프레임 사업부 정승건 실장
“메인프레임은 클라우드 환경에 적합”
메인프레임은 기업들이 현재 구축하고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입니다”
한국IBM 정승건 실장<사진>은 “머지 않아 클라우드 컴퓨팅의 인프라는 이기종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z엔터프라이즈가 최적의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미국의 공공 및 기업들에서는 메인프레임을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데이터 통합과 관리, 전력 비용 등 현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으로써 결국 클라우드와 연결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사일로(Silo) 형태의 인프라에서는 궁극적으로 가상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구현하기 힘들지만, 시스템 자체가 가상화로 구성된 메인프레임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IBM이 지난해 전세계 CI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이들은 가치창출과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즉, 현재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한 부분은 가상화, 가치 창출은 비즈니스 분석(BA)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CIO의 최상의 혁신 과제로 인식되고 있고, 가상화의 궁극적인 목적 역시 IT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것인 만큼, 분산된 오픈 환경에서는 한계성이 있다는 것.
그는 “IT는 항상 올바른 방향대로만 가지 않고, 경제적/정치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며 “IT 트렌드라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인 만큼 그동안 메인프레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많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실장에게 메인프레임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했더니 정승건 실장은 “근본있는 시스템”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메인프레임만큼 동일한 사상을 바탕으로 한번도 그 길을 벗어난 적이 없는 시스템이 어디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