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숙명론자들이 많다. 경기가 안 좋을 때면, 사람들은 열심히 일해도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현실을 도피하려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때문에 아름다운 동화의 게임을 원한다. 사람들은 영웅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싶어 한다.”
제인 자발리시나 러시아 결제대행업체 얀덱스머니 대표<사진>는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2010(KGC2010)’에서 러시아 시장에서 게임업체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시장 공략의 우선순위로 판타지 세계관을 꼽았다. 이 같은 러시아 이용자의 성향때문에 가상현실게임 ‘세컨드라이프’가 인기를 못 끌었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데, 게임에서도 현실의 일이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 이용자는 게임이 출시됐을 초반에는 아이템 구매율은 높지 않으나, 일단 구매하기 시작하면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가입자용(정액제) 게임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으며, 무료(부분유료화)게임은 일단 쉽게 다가가서 자기가 사고 싶은 아이템을 구입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인도에서 게임을 판매하려면 소를 악당으로 만들면 안 되지만, 러시아는 터부가 거의 없다”며 “아름다운 동화에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게임이 잘 팔린다”고 조언했다.
한 예로, 독일게임 ‘트라비안’은 1년전 번역만 돼 러시아에 출시됐다. 아직 지사 설립은 없으며, 이용자 지원도 제공하지 않는다. 배너광고 외에는 홍보도 없었다. 그럼에도 많은 성공을 거뒀다. ‘빅포인트’라는 게임은 구글 번역기를 돌린 수준에, 역시 법인과 현지 지원책이 없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처음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게임성이 있고 앞선 조건이 충족되면 최소한의 투자로 러시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또 페이스북이 인기가 없는 상태에서도 러시아에서 ‘파머라마’가 인기를 끈 사례로 보아, 게임이 캐주얼하고 소셜성을 띈다면 러시아가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