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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지상파 송출 중단 판결…케이블업계 대응책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법원이 케이블TV 방송사에 지상파 프로그램 송신 중단 판결을 내림에 따라 케이블TV 진영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8일 지상파 방송3사가 케이블 5대 MSO를 대상으로 낸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소송'과 관련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지상파 방송사가 제기한 ▲방송프로그램 저작물을 케이블이 방송하는 것에 대한 침해부분 ▲저작권자 입장이 아닌 방송사로서의 동시중계방송권 침해부분 ▲프로그램 재송신 중단 및 위반시 1일마다 1억원 손해배상 청구 등 3가지 부분에 대해 각각 판결했다.

저작권 침해의 경우 지상파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에 대해 모두 저작권을 보유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만큼 각하 판결을 내렸다. 또한 재판부는 손해배상 청구 등 간접강제 부분에 대해서도 단기간내 침해 가능성이 없는 만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지상파 동시중계방송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침해 인정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방송 재송신이 케이블방송 가입자가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편리하게 수신할 수 있도록 단순히 도와주는 기능만을 수행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케이블TV가 주장하는 묵시적 합의, 신의성실 원칙 위반 및 권리남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소장송달 다음날인 2009년 12월 18일부터 케이블 방송에 가입한 수신자에게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동시재송신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케이블TV 지상파 방송 중단할까=이날 재판부 판결에 대해 케이블TV 업계는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항소 가능성도 있지만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상파 방송을 중단하는 것은 유료방송이 중심인 케이블TV 업계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가뜩이나 IPTV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상파 재송신을 못할 경우 급격한 가입자 이탈이 예상된다.

결국, 케이블TV 업계로서는 지상파 방송사와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가입자당 채널 한개 당 320원을 요구하고 있다. KBS2, EBS를 제외한 KBS, MBC, SBS 3개 채널이 대상이다. 즉 가입자 당 960원을 지상파에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입자당 평균 매출이 6000원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1000원 가량을 지상파에 지급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케이블방송 사업자간 이견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씨앤앰 최정우 전무는 이날 "신규 디지털케이블 가입자에 대한 지상파방송 재전송 금지를 명령했지만 기존 가입자와의 분리송출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판결 이행을 위해서는 모든 가입자에 대한 송출중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지상파 송출 중단에 따라 야기될 사회적 혼란과 시청자 피해를 감안해 논의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케이블TV업계의 입장을 밝혔다.

간접강제 청구 기각…협상이냐 항소냐=이날 재판부는 지상파방송사들이 제기한 "방송재송신을 위반했을 경우 1일마다 1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을 담은 간접강제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판결이 선고되면 시청권 보호를 위해 피고(케이블TV사업자)들이 원고(지상파 방송사)들과 협의 등을 통해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간접강제 청구는 기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결국, 케이블TV가 지상파 방송사의 동시중계방송권 침해를 인정한 만큼 대가부분과 관련해 양측이 협의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케이블TV 진영은 협상 및 항소 등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다. 케이블TV 업계는 새롭게 소송을 진행하면서 지상파와 협의를 진행하거나 지상파와 비용을 상계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법원 명령대로 서비스를 중단할 것인지, 항소를 할 것인지, 협상에 나설 것인지 앞으로 사업자간 모여 검토가 필요하다"며 "향후 사업자간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은 있지만 당분간 사업자간 개별 대응보다는 공동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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