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대작게임 국내 퍼블리싱 본격화
- 국내, 퍼블리싱 경쟁 치열…외산 대작게임으로 눈 돌려
- 유럽∙러시아 등 신흥시장에도 눈길…중국게임 도입도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외산 대작게임의 국내 퍼블리싱 사례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외산게임을 들여와 서비스하는 사례는 예전부터 이어져 왔으나, 요즘 국내 퍼블리싱 경쟁이 치열한 덕에 외산 대작게임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지난해부터 대형업체들이 개발사를 대거 인수하면서, 타 퍼블리싱 업체가 신작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것이 주요인이다. 개발사 지분투자도 이어져,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성공한 게임을 가진 개발사들이 자체 서비스를 진행하게 된 것도 원인이다.
이에 CJ인터넷 남궁훈 대표도 공식석상에서 “개발사가 스스로 서비스에 나서려하거나 M&A(인수합병)로 퍼블리셔와 깊은 관계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국내에서 소싱할 수 있는 게임이 얼마 없다”며 퍼블리싱할 게임의 확보가 어려움을 전한 바 있다.
또한 기존에 성공한 게임과 비슷한 신작이 나오고 있는 것도 외산게임에 눈을 돌리게 되는 이유다. 새로운 시도는 나오지 않고, 검증된 콘텐츠의 되새김질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참신한 게임성을 지닌 외산게임을 들여오기도 한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성공한 게임을 따라해 만든 게임이 시장에 큰 변화를 주거나 인기를 지속적으로 얻기 힘들다”며 “새로운 시도를 개발사들이 하고 싶어도, 퍼블리싱에 어려움을 겪을까봐 만들 엄두가 나지 않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는 이 같은 국내 시장에서의 이유와 해외 온라인게임 시장 확대로, 외산게임의 국내 진출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선진국 벗어난 퍼블리싱 속속 이어져=최근 게임업체들은 게임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서 시선을 돌려, 유럽이나 러시아 등의 신흥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보다 온라인게임 개발이 진행된 역사가 짧고 사례도 부족하지만, 그간 PC패키지나 웹게임 등의 개발로 노하우를 지녔기에 최근 나오는 온라인게임의 수준은 상당하다는 평이다.
네오위즈게임즈(www.neowizgames.com 대표 이상엽)는 노르웨이 개발사 펀컴이 만든 ‘에이지오브코난’을 들여와, 지난 5월 론칭 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1년반동안 현지화에 매달려 기존의 게임성을 살리면서 국내 이용자가 즐기기 수월하게 콘텐츠를 대거 추가하고 바꾼 것이 주효했다.
회사 측은 “‘에이지오브코난’은 성인 남성을 위해 액션성을 극대화한 사실적인 전투가 특징”이라며 “국내시장에 없는 독특한 게임성을 지녀, 현지화를 통해 서비스하면 국내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CJ인터넷(www.cjinternet.com 대표 남궁훈)은 러시아 업체 아스트롬니발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얼로즈 온라인’의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 현지에서 원화기준 170억원의 개발비가 들어간 대작이다. 러시아 온라인게임의 국내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인터넷 이우영 차장은 “러시아 시장은 웹게임이 많이 발달돼 있는 반면, 클라이언트 기반의 온라인게임은 개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2008년부터 온라인게임이 속속 나오기 시작해 개발역사는 짧지만, PC패키지로 다져진 개발노하우 등이 있어 현지 상위 게임업체가 내놓은 온라인게임은 국내 게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게임 완성도 “목까지 차오른 느낌”=중국 온라인게임의 국내 진출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도입비용이 저렴해 많이 들여왔지만, 지금은 퍼블리싱 경쟁이 치열해 그러한 장점이 많이 희석됐다.
그러나 중국게임의 완성도가 많이 올라간 데다 다양한 장르게임이 나오기 때문에, 업계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용화 엔트리브소프트 팀장은 “현재 중국은 웹게임부터 RPG까지, 소규모 게임부터 대작까지 2D, 3D그래픽을 가리지 않고 엄청나게 게임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 나온 중국산 게임의 완성도는 국내와 비교하면 목까지 차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에 엔트리브소프트(www.ntreev.com 대표 김준영)는 지난달 29일 중국 스네일게임과 MMORPG ‘구음진경’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구음진경’은 4년여 개발기간 동안 개발자 200여명이 투입됐으며, 경공술 등을 그대로 구현한 정통 무협게임이다. 연내 비공개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스리드(www.forcelead.com 대표 윤정의)는 중국게임 ‘진 온라인’을 3분기 론칭할 예정이다. 중국 현지에서 원화기준 60억원의 개발비가 들어간 ‘진 온라인’은 2년간 200명이 개발한 대작이다. ‘진 온라인’은 앞선 ‘구음진경’과 마찬가지로 정통 무협을 추구해 국내시장에서 두 게임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회사 측은 “‘진 온라인’은 지난해 중국 온라인게임 1위에 올라 완성도는 인정받은 게임”이라며 “1만 여종의 방대한 퀘스트를 갖추고, 다양한 스킬이 많아 무협 마니아는 물론 판타지에 싫증난 이용자들이 즐기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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