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성한 것도 언젠가는 쇠하여진다는 뜻이다. 최근 국내 한 화장품 광고 문구로도 쓰였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이 인기다. 예약판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4만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국내 휴대폰 판매사상 최고치다. KT도 신이 났다. KT 서비스 미탑재, FMC 지원 불가, 보조금 전액 부담 등 손해를 감수하고도 들여온 보람이 있다.
아이폰 가입자는 무조건 24개월 할부로 가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년은 이들을 KT에 붙들어 놓을 수 있다.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만큼 비싼 정액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이득이다.
하지만 정식으로 판매가 시작된 뒤에도 애플과 KT가 웃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애플의 AS 정책이 한국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은 제품이 고장나면 중고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AS 방침을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액정이 깨지든 버튼이 눌러지지 않든 무조건 교환이다.
보증 기간은 1년이며 ‘애플 케어’라는 보증기간 연장 상품을 구매하면 2년간 보증을 해 준다. 이를 구매하지 않으면 제품 교환 비용을 사용자가 전부 지불해야 한다. 사실상 ‘애플 케어’ 구입비용만큼 가격이 올라가는 셈이다. 제품 교환에는 통상 2~3일의 시간이 걸린다.
휴대폰은 모바일 기기 중 가격에 비해 잔고장이 많은 제품이다. 잠시라도 사용을 못하면 불편함은 말 할 수 없다. 저장돼있는 데이터도 전화번호부 등 개인에게는 매우 소중한 것들이다. 때문에 국내 휴대폰 업체들 고객센터에서는 바로바로 수리를 해주고 시간이 걸리면 대체 제품도 제공한다. 데이터만이라도 살려서 옮겨주기도 한다.
‘아이폰’도 기계인지라 본격 판매되기 시작하면 분명 고장도 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책이라면 사용자의 원성이 매우 높을 것이 자명하다. 그동안 애플의 AS가 도마 위에 오르지 않았던 것은 MP3플레이어는 몇 일 음악을 듣지 않는다고 생활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가 강조하는 글로벌 AS 정책에 만족해서가 아니라는 소리다. 애플이 현재를 고수한다면 비난의 화살은 KT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화무십일홍’으로 돌아가서. 열흘 이상 붉은 꽃이 지속되지는 않지만 사용자 위주의 정책과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는 기업들은 그 열흘이 수십년이 되기도 한다. 현재 보여주는 모습이 다라면 애플과 KT가 피운 꽃은 열흘이 아닌 삼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