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트림릿, 6개월 작업을 6일로…“AI 시대, 중요한 건 문제해결 방식”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생성형 AI 시대엔 ‘어떤 코드를 짜야 할까’보다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가’가 개발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스트림릿(Streamlit)은 이런 변화의 최전선에서 빠르게 실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시하고 있다. 파이썬 기반 시각화 도구로 출발한 스트림릿은 스노우플레이크에 인수된 이후 AI 앱 프론트엔드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오픈소스 유연성과 기업이 요구하는 보안·확장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전략이 주목받는다.
스트림릿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아만다 켈리는 현재 스노우플레이크에서 제품경험 총괄 디렉터를 맡고 있다. 14일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그는 “처음에는 우리가 쓰고 싶은 기능만 넣었지만 초기 사용자들이 슬라이더 버튼, 위젯을 요청하면서 스트림릿이 어떤 도구여야 하는지 점점 명확해졌다”고 회상했다.
◆ 스트림릿, 오픈소스 넘어 기업 플랫폼으로=스트림릿은 2019년 오픈소스로 출발해 파이썬 기반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복잡한 코딩 지식 없이 데이터 대시보드를 만들 수 있는 구조는 머신러닝 엔지니어와 분석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오픈소스 전략은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글로벌 기업과의 접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켈리 총괄은 “대기업이 라이브러리를 채택하려면 소스가 열려 있어야 했기 때문에 오픈소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고 말했다.
스트림릿은 2022년 약 8억달러에 스노우플레이크에 인수됐다. 당시 시리즈C 투자를 준비 중이었지만, 켈리 총괄은 스노우플레이크 창립자들과의 첫 만남에서 기술 철학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기술에 진심인 사람들과 일하고 싶었고, 스노우플레이크는 우리가 제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나머지를 맡아줄 수 있는 조직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스트림릿은 오픈소스 버전과 스노우플레이크 기반 엔터프라이즈 버전이 동시에 운영된다. 일반 사용자는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실험이 가능한 자유도를, 기업 고객은 보안과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켈리 총괄은 “개발자가 1시간 만에 앱을 만들 수 있는 간결함과 수천 명이 동시에 사용해도 안정적인 환경을 모두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인수 이후 스트림릿은 대형 금융사, 제조기업, 헬스케어 기관 등 다양한 산업군 요구사항을 반영하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특히 보안·접근 제어, 사용자 권한 관리, 멀티클라우드 지원 등 엔터프라이즈 레벨에서 필수적인 기능을 빠르게 제품에 반영한 것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스노우플레이크와의 통합 이후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이 스트림릿 진화를 견인하고 있다. 작은 스타트업이었을 때는 다양한 피드백을 받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다양한 산업 요구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생성형 AI 시대, 인터페이스가 바뀐다=스트림릿 방향성은 늘 커뮤니티로부터 시작됐다. 초기 위젯 개발뿐 아니라 기능 고도화 아이디어 대부분이 사용자 요청에서 비롯됐다. 켈리 총괄은 “커뮤니티가 사실상 우리 로드맵을 만들어왔다. 지금도 사용자가 만든 앱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커뮤니티 기반 전략은 한국으로도 확장 중이다. 최근 열린 ‘스노우플레이크x스트림릿 해커톤 코리아’는 스트림릿이 국내에서 공식 개최한 첫 행사다. 켈리 총괄은 현장을 찾아 참가자들 발표를 직접 심사하고 피드백 세션에도 참여했다. 그는 “현장에서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봤고, 우리가 어떤 기능을 더 쉽게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었다”며 “한국처럼 기술 커뮤니티와 기업 수요가 함께 성장하는 시장은 매우 전략적”이라고 평가했다.
생성형 AI는 스트림릿 기술 구조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켈리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스트림릿 코드를 자연스럽게 읽고 쓸 수 있다”며 “이제는 개발자가 아니어도 원하는 앱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과 AI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코드 구조이자 인터페이스로서 스트림릿 가치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스트림릿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켈리 총괄은 “스트림릿은 앱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내에서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이는 프레임워크”라며 “6개월 걸리던 작업을 6일 안에 테스트하고 배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적시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빠른 실험과 피드백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기회가 사라지기 전에 움직일 수 있으며 그것이 곧 기업 경쟁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스트림릿이 지향하는 혁신은 속도를 높이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켈리 총괄은 앱을 빠르게 만드는 것보다 궁극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지부터 되짚어보는 사고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을 통해 문제 해결 접근법 자체를 바꾸려는 이 철학은 스트림릿이 어떤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관점은 스트림릿이 장기적으로 서고자 하는 위치와도 맞닿아 있다. 켈리 총괄은 “AI가 UI를 설계하고 앱을 배포하는 시대지만 신뢰와 통제는 사람이 담당해야 한다”며 “스트림릿은 오픈소스의 유연함과 기업의 안정성을 잇는 연결 지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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