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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美 딜러사에 1500만달러 ‘먹튀’ 피해…법적 절차 착수

황대영 기자

현대캐피탈 아메리카 [ⓒ현대캐피탈]

[디지털데일리 황대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금융 계열사 현대캐피탈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 이하 현대캐피탈)가 텍사스주(州) 오데사 소재 자동차 딜러사(社) 켈리 그림슬리 오토 그룹(이하 켈리 그림슬리)을 상대로 거액의 대출금 상환 소송을 제기했다. 차량 405대에 대한 대출금 약 1500만달러(약 211억원)를 받지 못하면서다.

15일 미국 텍사스 서부 지방법원 미들랜드/오데사 지원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켈리 그림슬리를 상대로 대출금 미상환 및 담보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캐피탈은 “피고 딜러는 총 405대의 차량에 대해 대출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판매 후에도 대금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차량이 판매됐지만 세금 납부와 등록조차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장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켈리 그림슬리와 지난 2021년 8월, ‘재고대출 및 담보계약(ILSA)’을 체결하고 차량 재고를 담보로 금융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이 반복적인 잔고부족 통지와 계약 미이행을 확인하며, 올해 2월 이후 켈리 그림슬리 측에 채무불이행(디폴트) 통지를 발송하고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현대캐피탈은 차량 감사를 통해 138대의 차량이 계약 위반 상태로 외부에 판매됐다고 밝혔다. 또한 판매대금이 회수되지 않았고, 일부가 다른 채무자 또는 제3자에게 유입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켈리 그림슬리가 차량뿐만 아니라 관련 서류 일체를 계약상 의무에도 불구하고 인도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도 차량을 계속 판매하거나 은닉 중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일부 차량은 소비자에게 인도됐음에도 등록이나 세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아 ‘번호판도 없이 운행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켈리 그림슬리가 담보 차량 관련 문서, 구매계약서, 판매기록, 소유권 이전 신청서, 세금 서류 등을 포함한 ‘매매 서류’도 현대캐피탈에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대캐피탈은 긴급가처분명령(TRO)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 4월3일 받아들여 켈리 그림슬리가 차량 판매, 이동, 처분, 관련 문서 파기 등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후 양측은 협의를 통해 세 차례에 걸쳐 가처분 명령을 연장했으며, 지난 13일 ‘합의에 따른 예비금지명령(Agreed Preliminary Injunction·가처분)’을 법원에 제출했다.

현대캐피탈은 이 소송에서 법인인 켈리 그림슬리(Kelly Grimsley Auto Group, Ltd.)뿐 아니라, 법인 소유자이자 보증인인 켈리 J. 그림슬리와 K. 그림슬리 유한회사(K. Grimsley, L.L.C.)를 모두 피고로 지정했다. 이들은 2021년 계약 체결 당시 연대보증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법원에 켈리 그림슬리를 상대로 약속된 채무 1499만8033.07달러와 연 8.65% 연체이자, 변호사 비용, 차량 처분 허가 요청 등을 청구했다. 법원은 오는 15일 합의에 따른 예비금지명령을 심리할 예정이며, 인용될 경우 담보차량의 처분 제한 효력이 발생돼 향후 본안 재판 없이 조기 합의로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

황대영 기자
hd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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