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유영상 SKT 대표, “위약금 면제 시 약 2500억원 손실 추정… 종합검토”

오병훈 기자
(오른쪽부터) SK텔레콤 유영상 대표,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 센터장이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오른쪽부터) SK텔레콤 유영상 대표,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 센터장이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SK텔레콤 유심칩 데이터 유출 사태를 두고, 서비스 해지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 속,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종합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법률 검토 및 SK텔레콤 자체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종합해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SKT 해킹 관련 청문회에서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K텔레콤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수준을 고려하면, 위약금 해지 면제는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며 “위약금 면제에 매달리다가 소탐대실 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SK텔레콤 유심칩 데이터 유출 사태 이후 이용자들의 보안 우려가 커지면서 사태 이후 총 25만명 가량의 이용자가 SK텔레콤 서비스를 해지하고 KT나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서비스 해지 위약금 면제 여부가 화두에 올랐다.

앞서 지난달 30일 청문회에서도 이 의원은 동일하게 유 대표에게 위약금 면제를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유 대표는 “이용약관과 법률을 종합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역시 유사한 질의와 답변이 반복됐다. 이훈기 의원은 이번에는 유 대표에게 위약금 면제에 따른 SK텔레콤 손해 규모를 먼저 물었다.

유 대표는 “자세한 규모는 추산해봐야 알겠지만, 1인당 10만원 내외 정도 위약금 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위약금이 면제되면 현재 이탈한 가입자의 10배 정도가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 1인당 10만원씩, 250만명 이용자 이탈이면, 크게 어림잡아도 2500억원 수준이다”라며 “SKT 연간 매출과 영업익은 조 단위 아니냐. 2500억원을 아끼려다가 기업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다시 유 대표는 다시 한번 “과기정통부에서 진행 중인 법률 검토 결과가 나오는 대로 SK텔레콤 내 신설된 고객신뢰회복위원회 등에서 협의를 걸쳐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7일) 진행된 유출 사태 대응 데일리 브리핑에서 “이용자의 형평성 문제와 법적 문제를 같이 검토해야 하는 사안으로, SK텔레콤 이사회가 이 부분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 대표와 더불어 최 회장의 방어적인 답변에 과방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정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SK테레콤이) 손실을 어떻게든지 최소화하기 위한 핑계라고 생각한다”며 “위약금의 형평성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 번호 이동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SK텔레콤이 이용자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우선이 돼야 된다”고 짚었다.

통신사 이용약관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과기정통부에서도 관련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1차 청문회에서 유 장관은 3개 법무법인에 법률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관련해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최근 3개 법무법인에 법률 검토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는데, 여기에 한 개 법무법인 법률검토를 더해 총 4군데에 법률 검토를 요청해서 답을 받았다”며 “현재 답변 받은 내용을 종합해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