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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을' ASML 1Q 순익 3.8조…"美 관세 불확실성 지속될 것"

고성현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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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인 ASML이 16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순매출 77억4200만유로(약 12조5000억원), 순이익 23억5500만유로(약 3조8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4%, 순이익은 92.4% 각각 증가한 수치다.

ASML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장비 기업으로, 첨단 반도체 노광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EUV를 비롯해 심자외선(DUV) 등 첨단 반도체 칩 노광 장비 분야에서 선두 지위를 달리고 있고, 연간 생산량이 한정돼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 불린다.

회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EUV 장비 매출 수혜를 누려왔다. 올해 1분기에도 다섯번째 하이-NA EUV 장비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고, 관련 매출이 지속되면서 성장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실적에는 불확실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대중 수출 규제 공세와 높은 정책 변동성 등이 겹치면서 수주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탓이다. ASML의 1분기 수주액은 39억4000만유로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평균 48억2000만유로에 못 미친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고객사와 나눈 논의는 2025년과 2026년이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는 ASML의 전망을 뒷받침한다"면서도 "최근 관세 관련 발표로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어 가변적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그는 "AI는 계속해서 반도체 산업 성장의 핵심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AI가 가져온 시장 역동성의 변화가 ASML의 일부 고객사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는 ASML의 2025년 매출에 상승 요인이자 하락 리스크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푸케 CEO는 다가오는 2분기 총 순매출은 72억~77억유로, 매출총이익률은 50%~53%대를 전망했다. 이에 따른 올해 총 순매출은 300억~350억 유로, 매출총이익률 51%~53%로 기존과 같은 전망치를 유지했다. 다만 그는 "앞서 언급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고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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