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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재해 현장 실시간 관제, 7년 전엔 불가능했다?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드론이 사람을 대신해 재난 현장을 촬영한다. 촬영된 영상은 통합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된다. 통합 관제센터는 드론이 촬영한 풀HD 해상도의 영상을 보고 재난·재해 현장을 지휘한다. 불과 7여년 전만해도 불가능했던 일이다.

나경환 SK텔레콤 엔터프라이즈솔루션본부장<사진>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SK브로드밴드 본사 사옥에서 진행된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5G(5세대이동통신) 상용화를 계기로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관제센터에 끊김없이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게 됐다”라며 드론 기반의 영상관제 솔루션의 발전 동향을 공유했다.

영상관제 솔루션 시장의 역사는 짧지 않다. 보안서비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관련 상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였다. 처음에는 폐쇄회로(CC)TV 등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활용하여 관제만을 제공하는 형태였다가, 이후에는 보안 컨설팅에서부터 구축·운영·관제까지 물리보안 요소 전반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그간 큰 변화가 없었던 시장은 SK텔레콤의 ‘이동형 영상관제 솔루션’ 출시로 변곡점을 맞았다. 기존에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로는 촬영이 어려웠던 사각지대의 관제도 가능해진 것이다.

SK텔레콤은 2017년 통합영상관제 솔루션 ‘T라이브캐스터’를 출시했다. 고화질·저지연으로 실시간모니터링, 기기제어, AI분석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통합영상관제 솔루션으로, 스마트폰·IP·CCTV 외에도 드론 등 무인기를 활용한 이동형 영상 관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무인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영상관제가 가능한 영역도 덩달아 확대됐다. 특히, 이 솔루션은 재난·재해 현장에서 각광받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현장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관제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구급대원과 헬기의 진입없이도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미리 파악할 수 있어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

무인기 활용이 가능했던 배경엔 5G(5세대이동통신) 상용화를 통한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이 지목된다. 현장의 영상이 관제센터로 끊김없이 실시간 전송되려면 결국 고도화된 이동통신망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보안업체가 쥐고 있던 영상관제 솔루션 시장의 주도권을 통신사가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나 본부장은 “기존 이동하는 피사체를 촬영해 실시간으로 보낸다는게 기술적으로 쉽지 않을 뿐더러 사각지대도 존재했다. 특히, AI(인공지능)가 (영상을) 판독하려면 화질이 좋아야 하는데, 기존 레졸루션 기술만으로는 (화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라며 “(5G 상용화를 통해) 기술의 진보를 이루면서 고화질의 영상을 끊김없이 보내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 영상들을 저장해 AI로 분석·판독까지 할 수 있게됐다”라고 말했다.

또 “과거 고객사가 통신사의 네트워크에서 ‘연결’만을 원했다면, 최근엔 네트워크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거는 기대가 크다”라며 “연결도 잘 되지만 AI나 클라우드 등 부가서비스를 더 비용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균형잡힌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사는 기존 보안업체와 비교해 강점을 가진다”고 부연했다.

‘T라이브캐스터’는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2017년 출시 이후 총 130여 곳의 공공기관과 산업 현장에 도입됐다. 최근에는 서울시의 AI 산불감시 플랫폼에 적용돼 조기에 산불을 탐지하고, 진화 후 새벽까지 남아있던 잔불을 발견하는 등 드론과 이동통신망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T라이브캐스터를 활용한 개표방송 모습.
T라이브캐스터를 활용한 개표방송 모습.

해당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재난·재해 현장 외에도 다양하다. CCTV 설치가 어려운 채석장 등의 장소에선 물론, 다자간 정상회의 중계에도 활용되고 있다. 2016년에는 MBC와 세계 최초로 영상관제 솔루션을 활용한 총선 개표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동안 한정된 촬영 장비로 몇몇 관심 투표구만 중계됐다면, 당시 ‘T라이브캐스터’가 탑재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전국 100개 지역구에서 촬영한 영상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최근에는 이동형 영상관제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져, 고객사가 특정 기능을 도입해달라고 역으로 제안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 본부장은 “최근 한 지방자치 단체에선 관광객이 호출하면 드론이 사진을 찍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크레인 작업 중 신호수를 모니터링하는 자기 사업장에 특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지금까진 기존 지능형 CCTV의 기능을 그대로 도입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향후, SK텔레콤은 T라이브캐스터에 다양한 AI 기능을 붙여 다양한 활용 사례를 만드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2030년 6G 상용화를 앞두고, 위성과의 연결을 통한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나 본부장은 “(T라이브캐스터는) 단독 솔루션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가지지만, 유무선 네트워크 그리고 위성까지 연결하는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 다양한 활용사례를 만들려고 한다”라며 “6G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 위성망과 단말을 연결한다는 부분인데, 향후 위성을 활용해 재난현장에서 이동형 관제센터를 구축하거나 석유 채굴 현장을 촬영해 유가를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등으로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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