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독한 삼성' 언급한 이재용…삼성전자가 내놓을 해답은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삼성전자의 정기주주총회가 하루 남짓 남은 가운데 최근 위기 상황을 극복할 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특히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남기면서 반전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2024년도 재무제표 승인 건과 함께 작년 인사 단행으로 대표직에 오른 사내이사의 선임 건, 그 외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등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를 꾸린다.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부회장)와 송쟁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내정하는 한편, 신임 사외이사에 반도체 전문가인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선임할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 내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부진으로 경쟁자의 추월을 허용한 가운데, D램 전체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소폭 하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트렌드포스 조사 기준 41.5%로 전년 42.2% 대비 0.7%포인트(p) 떨어졌다. 또 TSMC, 인텔을 경쟁자로 둔 파운드리사업부 역시 잇따른 빅테크 수주 실패로 적자를 이었고, 시스템LSI는 DDI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등 사업이 침체되는 부진이 지속됐다.
TV와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도 침체기가 이어졌다.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의 TV 시장 점유율은 전년 30.1%에서 지난해 28.3%로 하락한 한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8.3%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p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국 가전, 스마트폰 업체들의 동남아 등 시장 공략이 이어지면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외 범용 시장에서도 대규모 경쟁을 앞뒀다.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는 것은 메모리사업부가 개발하는 D램의 본원적 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동안 메모리 1위 지위를 유지하며 경쟁사와의 비교우위를 유지했지만, 최근 수년 간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에 추격을 허용하며 내부적 위기감이 커졌다. 특히 인공지능(AI) 메모리인 HBM뿐 아니라 D램의 선단 공정에서 설계 이슈가 거론되는 등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의 변화를 요구하는 총수의 메시지 강도 역시 강해졌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삼성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메시지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동안 삼성의 위기 의식을 자극하는 언급은 몇 번 있었지만, '저력을 잃었다'며 강도 높은 쓴소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그는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기술 중심적 메시지도 함께 내놨다.
이 회장의 메시지가 삼성전자의 주총을 며칠 앞둔 날에 나온 바 있어, 이번 주총에서 앞으로의 청사진과 명확한 개선에 대한 의지가 나올 것이란 관측도 있다. 총수가 강도 높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경영진에서도 이와 유사한 메시지나 변화를 위한 비전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지난해부터 10나노미터(㎚) 4세대급 D램(1a)의 설계 수정에 진입하는 한편, 이를 재설계할 HBM3E에도 적용해 엔비디아 납품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6세대 HBM인 HBM4에 연내 개발 완료로 목표 중인 10나노 6세대 D램(1c)을 탑재해 차세대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내부 계획도 있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는 최신 AP인 '엑시노스 2600'의 개발과 이를 양산할 2나노 1세대 공정 안착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은 차세대 공정 개발과 함께 성숙도가 높아진 4나노 공정을 확대, 파운드리 실적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DX부문에서는 그간 추진해 온 인수합병(M&A)의 성과가 나올지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그간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가전·로봇 등 다양한 부문에서 대형 M&A를 추진해왔으나, 지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뚜렷한 결과는 없었다. 특히 한종희 부회장(대표이사) 등이 이미 수 차례 M&A 추진을 언급해 온 바 있어, 올해에는 반드시 이에 대한 성과나 과정이 드러나야만 한다는 요구가 늘고 있다.
M&A 추진이 예상되는 분야로는 인공지능, 로봇, 차세대 반도체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가 주주통신문 등을 통해 "로봇·메드텍·차세대 반도체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거론한 만큼 이에 대한 역점을 둔 방향성이 나올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주주총회 자리에서 지난해 처음 도입한 '주주와의 대화'를 열고 주주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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