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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연상호 감독 "거장 알폰소 쿠아론, 계시록 비전 보더라"

채성오 기자
18일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오른쪽)과 배우 신민재가 질의응답을 준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18일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연상호 감독(오른쪽)과 배우 신민재가 질의응답을 준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동명의 웹툰 스토리를 담당했던 연상호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는 특징 외에도 헐리우드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높은 주목을 받았다.

영화 '그래비티'로 이름을 알린 후 넷플릭스 영화 '로마'를 통해 제75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제9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촬영상·외국어영화상을 휩쓴 멕시코의 거장은 어떻게 연상호 감독과 계시록을 통해 의기투합하게 됐을까.

18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진행한 '계시록 제작보고회'에서 연상호 감독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제작사를 통해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연락을 주셨다고 들었다"며 "처음엔 영화 부산행 같은 작품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14년 전 돼지의 왕이 칸 영화제에 갔던 때부터 지켜보셨다고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연상호 감독의 이전 작품인 ▲부산행 ▲반도 ▲지옥 ▲기생수: 더 그레이처럼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작품보단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인간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계시록'의 비전에 만족감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 류준열(왼쪽)이 18일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배우 류준열(왼쪽)이 18일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제작보고회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연상호 감독은 "그에게 계시록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며 부산행과는 다른 영화가 될 것 같다고 하니 그런 부분이 좋다고 하더라"며 "알고 보니 부산행 같은 영화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고 다른 느낌의 작품을 영화화 하는 부분을 맘에 들어했다"고 전했다.

헐리우드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연상호 감독이 의기투합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권양래(신민재 분)'를 단죄하는 것을 신의 계시로 믿는 목사 '성민찬(류준열 분)'과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 '이연희(신현빈 분)'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다음은 이날 진행한 연상호 감독 및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와의 일문일답.

Q. 류준열은 촬영 당시 연상호 감독 귀에서 피가 날 정도로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하던데, 어떤 지점에서 그랬나.

A. 류준열: 성격인 것 같다. 대본을 일찍 받으면 그만큼 괴로운 시간이 길고, 전날 받는 경우엔 짧아서 고민이 있다. 슛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인물이나 작품에 대해서 좀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도 연상호 감독임이 잘 들어주셔서 저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한 번은 제가 집에서 고민하다 현장에서도 고민하고 감독님과 대화를 했음에도 풀리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 감독님도 헷갈린다는 얘기를 하시다가 웃긴 동영상이 있는데 한번 보라고 하시더라. 당시 심각한 장면을 촬영 중에 그 영상을 보니 너무 웃겼다. 그런데 거기서 힌트를 얻어서 풀어냈던 기억이 있다.

저는 이게 감독님이 의도하셨던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감독님도 이 작품에 대해서 집요하시구나 하는 부분을 느꼈다.

연상호 감독(왼쪽)과 배우 신민재가 18일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제작보고회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연상호 감독(왼쪽)과 배우 신민재가 18일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제작보고회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A. 연상호 감독: 저는 류준열 배우와 이번에 처음 작업을 해봤는데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성민찬의 교회 장면이 첫 촬영이었는데, 세트장에서 3일 동안 교회 관련 장면을 다 찍어야 했다.

교회에서 시작하고 후반부에 성민찬이 기도하는 장면까지 모든 부분을 3일 만에 찍는데 감탄했던 부분은 류준열 배우가 생각하는 캐릭터에 대한 연기적 아치가 명확히 서 있더라. 제 생각엔 마지막에 이 정도로 가는 것이 맞나 했었는데 중간 중간 연기를 다 채워놨을 때 그게 딱 맞았다. 자기가 맡은 역할과 영화에 대해 집요함과 확고한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Q.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계시록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 지.

A. 연상호 감독: 알폰소 쿠아론 감독님이 처음 같이 하고 싶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아무래도 부산행이 해외에 많이 알려지다보니 그런 장르의 영화를 같이 하자는 것인가 생각했다. 계시록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알폰소 쿠아론 감독님한테 이야기할 때 부산행과는 굉장히 다른 영화가 될 것 같다라고 하면서 이제 얘기를 시작을 했는데 자기는 그 부분이 되게 좋았다고 하더라. 자기는 부산행 같은 영화를 같이 하기 위한 게 아니라 다른 영화를 하는 게 되게 좋았다면서.

또 생각 외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님이 저를 굉장히 예전부터 팔로잉 하셨다고 하더라.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제65회 칸 영화제(2012년)에 갔을 때부터니까 거의 14년 전부터 지켜보셨다는 게 놀라웠다.

배우 류준열(왼쪽)과 신현빈이 18일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배우 류준열(왼쪽)과 신현빈이 18일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알폰소 쿠아론 감독님이 계시록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비전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들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다. 제가 이 영화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를 많이 들으셨다. 그 사이에 본인도 작품을 촬영하셨는데 끝난 이후에도 그 부분을 기억하고 계시더라. 최초에 가진 계시록 관련 비전이 무엇이며 그것을 살리기 위해 어떤 방식의 편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주셨다. 마케팅 단계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

Q. 배우들에게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은 어떤 의미인가.

A. 신현빈: 저에겐 여러 가지로 새로운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보는 분들에게도 그런 새로움이 다가갔으면 한다. 새로운 도전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A. 신민재: 연기하면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역할을 했다. 저 개인에게도 엄청난 도전이 되는 작업이었는데, 시나리오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기대가 많이 된다. 삶에 영향도 있지만 작품으로서도 많이 기대가 된다.

Q. 신현빈은 첫 숏컷 헤어로 예고편부터 화제를 모았는 데 실제로 해보니 어떤가.

A. 신현빈 : 원작에서도 이연희가 숏컷으로 나오는 데 (영화에서보다) 더 짧은 머리다. 그런 헤어스타일도 해보려 테스트를 했는데 생각보다 그런 느낌이 아니더라. 지금의 무심하고 피폐한 사람 같아 보이는 숏컷을 찾아내려고 분장팀이 많이 노력을 해 주셨다. 저에게도 이 캐릭터에 이입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 같다. 그것과 별개로 숏컷으로 잘라보니 너무 편하더라.머리를 감고 말리는 시간이 엄청 단축됐다. 메이크업도 안 하니 머리카락을 말리고 다크서클만 그리면 준비가 끝났다. 준비 과정이 짧아 캐릭터에 몰입하기에도 수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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