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미디어유니버스 점검上] “간판 새로 달고 재정비 집중”...구체적 전략은 언제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KT가 미디어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본사 미디어사업 조직을 강화한데 이어 미디어계열사 사명을 변경하는 등 그룹사를 중심으로 미디어 사업 전반에 대한 재편 속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미디어사업 재정비에 이은 구체적인 전략 방향을 두고는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레드오션인 콘텐츠 시장 속 최근 성과 부진 문제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정비를 마친 이후 KT 미디어사업 방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6일 KT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최근 미디어 계열사 스카이라이프TV 사명을 ‘KT ENA’로, HCN은 ‘KT HCN’으로 변경했다. 미디어전략본부장으로 카카오TV 신종수 사업본부장도 영입했다. 20년 이상 미디어 경력을 보유한 그는 CJ ENM 재직 시절 tvN 채널 총괄 및 채널사업 총괄을 거친 바 있다. 이어 카카오TV 출범 초기 사업 기반을 다지는 등 미디어 사업화 전략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KT 관계자는 “KT의 콘텐츠 기획 및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미디어 사업 확장과 플랫폼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를 영입했다”며 “콘텐츠 경쟁력과 미디어 사업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T 붙인 방송 및 콘텐츠 계열사들…“그룹사 후광 효과” 입히기
사명을 변경한 KT ENA는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로, 지난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필두로 그룹 내 주요 미디어 계열사로 급부상한 바 있다. 다만, 이후 드라마 부문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예능 콘텐츠에 집중하는 등 활로를 모색한 바 있다. 이번 사명 변경과 조직개편을 통해 미디어 유통 역량 강화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KT HCN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로, 디지털 케이블TV,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VoIP)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미디어 환경이 ‘케이블방송 및 IPTV’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옮겨가면서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 회사 모두 사명에 ‘KT’를 달게 되면서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본사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수혈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T 미디어사업이 현재 부진을 털어내고 정상궤도에 오르기 위한 그룹사 차원의 대응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KT관계자는 “그룹 브랜드 정렬 및 그룹으로서의 위상 제고를 위해, 그룹사 중 CI에 KT 미사용 그룹사를 대상으로 KT를 적용한 것”이라며 “그룹사 별 상황에 맞춰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허브’ 이후 13년…계열사만 12개, 사업다각화 성공?
KT는 지난 2012년 KT미디어허브를 통해 본격적인 미디어 사업 라인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시작은 IPTV 이용자 증가에 힘입어 이를 활용한 광고 및 콘텐츠 사업 확대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이후 2015년 KT미디어허브를 흡수합병한 KT는 ▲원천 지적재산권(IP) ▲콘텐츠 기획 및 제작-▲플랫폼 ▲유통 등 콘텐츠 사업 전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집중했다. 원자재(IP)부터 제조(제작), 유통(플랫폼 및 방송)까지 콘텐츠 생애주기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미디어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였다.
2021년에는 그룹콘텐츠 사업을 이끄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 그룹 미디어사업 파이프라인에 공급할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업화하는데 집중했다. 이후 스튜디오지니는 지난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드라마 IP 100개 이상 콘텐츠 라이브러리 구축했다.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제작된 프로그램은 그룹사 내 IPTV 및 케이블 방송, 외부 OTT 플랫폼으로 공급되면서 제조부터 유통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했다. 같은해 지니뮤직을 통해 밀리의서재를 인수하면서 음원 및 도서 등 콘텐츠 매체 종류를 확장하는데도 힘을 쏟았다.
이렇게 KT는 콘텐츠 공급처 확보에 집중하며 미디어 사업 외연확장에 집중한 바 있다. 그 결과 현재는 미디어계열사가 12개까지 늘어나면서, 콘텐츠 포트폴리오 확장은 물론, 케이블·IPTV 등 매체도 확보한 상황이다.
다만, 실질적인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미디어 사업별 시너지가 절실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12개 계열사가 산개돼 있어 이를 아우르는 미디어 전략은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디어 사업을 위해 필요한 조각들은 모여있지만, 각 사업들이 향할 방향을 찾지 못해 제대로 된 시너지는 아직 요원하다는 평가다.
더구나 매출 비중이 높은 케이블·IPTV 사업의 하락세에 따른 새로운 탈출구 마련도 시급해졌다. 계열사 확장으로 몸집은 커졌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새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ENA 경우, 근 몇년 동안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이며, OTT 서비스에서는 티빙 지분을 활용해 사업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합병 논의가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사명 변경 등 퍼포먼스를 통해 재정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및 IPTV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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