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경상북도, 영풍 석포제련소 긴급점검… “조업정지 이행 여부 철저 확인”

최천욱 기자

-‘발암물질’ 카드뮴 오염수 누출·유출로 인한 전현직 경영진의 재판도 현재 진행형

-2025년까지 통합환경허가 조건도 모두 이행 필수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경상북도가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해 올해 2월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내려진 조업정지 행정처분의 적정 이행 확인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장 점검에 나선 경북도는 행정처분 기간 중 시설 가동 여부, 전기 및 용수 계량기 확인 등으로 조업정지 이행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다. 환경오염 및 사고 예방을 위한 필수시설 외에 조업을 위한 행위는 금지된다.

경북도는 필수 가동 시설 외의 제품 생산활동은 엄격히 제한해 조업정지 행정처분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수질 검사 결과 기준 초과 처리수 발생 시 전량 배출을 금지하는 등 조업정지 기간에도 환경오염 방지에 주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북도는 또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시설 개선 등의 활동에 약 220억원을 투자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경곤 경북도 기후환경국장은 “도는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위법한 행위에는 엄정한 대처를 하는 한편, 환경보호와 지역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기업과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처분은 2019년 4월 환경부 중앙기동단속반의 ‘물환경보전법’ 위반 사실이 적발됨에 따라, 2020년 12월 경북도에서 영풍 석포제련소에 내린 조업정지 처분에 대해 영풍 측이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0월 31일 대법원이 정부측의 승소를 확정해 판결한 데 따른 조치다.

영풍 석포제련소 행정처분의 발단은 201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환경부 중앙기동단속반이 석포제련소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했는데, 무허가 관정을 개발하고 침전조에서 흘러 넘친 폐수를 최종 방류구가 아닌 이중 옹벽과 빗물저장시설로 무단 배출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당국은 영풍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영풍은 불복해 소송을 벌여왔지만 패소했다.

한편 영풍제련소가 조업정지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8년에도 경북도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폐수 70여 톤(t)을 공장 인근 낙동강에 무단으로 흘려보냈다는 등의 이유로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내렸다. 오염물질 배출 허용 기준치 이상을 초과하고, 방지시설 내 폐수 중간 배출 등이 적발됐다.

영풍은 당시에도 행정조치에 불복해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까지 간 끝에 지난 2021년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확정됨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다.

지난해에는 황산가스 감지기를 끈 채 조업한 사실이 적발돼 부과된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남아 있고, ‘발암물질’ 카드뮴 오염수 누출·유출로 인한 전현직 경영진의 재판도 진행형이다. 자칫 추가로 환경오염 행위가 적발되면 2025년까지 통합환경허가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못해 제련소 폐쇄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일각에선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과 환경단체 등은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해 폐쇄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공동대책위’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최악의 공해·범죄 기업, 노동자들의 죽음터가 된 영풍 석포제련소를 폐쇄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석포제련소는 2014년 이후 환경법 위반 사례가 80건이나 되고, 공장이 가동된 이래 노동자 21명이 숨졌다. 환경법 위반 뿐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취업한 노동자들의 죽음터가 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석포제련소는 온전한 기업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폐쇄 뒤 오염된 낙동강을 복원하는 것이 낙동강 유역 1300만 국민의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살아가는 영남 주민들과 제련소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노동자들을 위해 국회와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지혜를 모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천욱 기자
ltisna7@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