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통신사가 왜 AI를 해야 하나'는 질문에 수요와 공급 두가지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I는 통신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줍니다. GTAA(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와 같은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글로벌 스케일이나 툴을 못 갖고 있는 통신회사가 AI 시대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2일(현지시간) MWC25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사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SKT는 기존보다 실행력을 한층 강화한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발표하고, 서비스형 GPU(GPUaaS)부터 모듈러 데이터센터(DC), 하이퍼스케일급 DC 등 모든 유형의 AI DC를 맞춤형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영상 CEO는 "수요자 관점에서의 AI는 네트워크 설계나 운영 등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채널(마케팅),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 효율성을 높이는 등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AI의 활용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공급자 입장에서도 AI는 통신사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을 준다"며 "AI DC 같은 경우 통신사가 잘할 수 있는 사업으로, 통신 인프라와 연결시켜서 여러 가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굉장히 해 볼 만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거쳐 AI 시대로 가면서 통신사들은 생태계로부터 배제되고, 힘을 잃었다고 봤다. 이에 전세계 통신사들은 공격적이며 적극적으로 AI 시대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KT는 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AI 연맹인 'GTAA'를 운영 중이다. 텔코 LLM 등을 개발하고 조만간 합작법인(JV)도 발표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통신사 주도 AI 생태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CEO는 "즉, 통신업체 본연의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성장동력, AI 시대에 글로벌 기회를 잡기 위한 관점에서 통신사가 왜 이렇게 AI에 진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SKT는 지난 2023년 9월에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AI 피라미드 2.0'을 선언했다. AI 피라미드도 3개 계층으로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1층은 AI DC(AI 인프라 슈퍼하이웨이), 2층은 AI B2B(AIX; AI전환), 3층은 AI B2C(에이닷, 애스터)로 구분했다.

이중 SKT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 AI DC다. SKT는 이를 4대 사업모델로 세분화해 '고객 맞춤형(알라카르테)'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AI DC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 서비스의 경우, 이미 지난해 12월 개소한 가산 AI를 통해 제공 중이다. 모듈러 AI DC는 화물 컨테이너 크기의 공간에 GPU, NPU를 비롯한 AI 인프라를 탑재하는 형태다.

보통 구축에만 2~3년 걸리는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약 3개월만에 AI DC 구축이 가능하며, 70% 수준으로 구축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SKT는 국내 모듈러DC 업체인 '엘리스(elice)'와 손을 잡았다.

또,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에 100MW급 하이퍼스케일 AI DC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다. 다만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라 빅테크 사업자는 밝히지 않았다. 100MW급 AI DC는 GPU 약 6만장 규모에 달한다. 향후 1GW까지 확대해 아태지역 허브로도 자리매김하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유 대표는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돈 버는 AI를 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며 "우선 AI DC부터 시작해 AI B2B, 마지막으로 AI B2C까지 갈 것이며 소버린 AI, 저희는 '한국형 AI 생태계'로 부르는 분야에 많이 지원하고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