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당신이 몰랐던 ‘중고폰 기업’ 이야기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중고폰도 중고차와 같이 이젠 하나의 산업군으로 인정받는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가계통신비 절감의 해결책 중 하나로 ‘중고폰’이 주목받고 있다. 중고폰의 활성화가 가계통신비의 한 축을 이루는 단말기 값을 낮출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중고폰 시장은 음지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됨에도 불구, 별도의 산업군으로 분류되지 않는 탓에 각종 지원에서 소외되고 IT 인재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다. 또 중고폰은 현행법상 사업폐기물로 분류돼 수출입에도 제약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 20일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업스테어스 장영석 대표와 김준식 부대표는 중고폰을 둘러싼 인식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선두에 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업스테어스는 2018년 중고폰 매입으로 처음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중고폰 ERP(재고관리) 프로그램인 ‘중가비’를 개발했다. 기기의 상태와 가격, 이에 따른 마진이 모두 제각각인 중고폰 산업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시스템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에서였다. 현재는 중고폰 매입·판매 사업을 영위 중인 다른 경쟁자들에도 납품하고 있다.
2022년에는 중고폰 매입 및 판매 플랫폼 ‘폰가비’를 출시해 판매에도 직접 나섰다. 특히, ERP 프로그램은 B2C(개인간거래)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업스테어스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중고폰 매입 및 판매 플랫폼에서 경쟁력은 ‘매입가’였다. 이 가운데 업스테어스는 ERP 프로그램을 활용한 운영 자동화로 내부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이용자에게 돌아가는 매입가는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 최고가 보장’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했던 이유다.
비단 ERP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업스테어스는 중고폰 매입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IT 기술을 도입해 비용을 절감하고 매입가를 높이려는 노력 중에 있다. 업스테어스의 개발자 수는 전체 직원의 절반에 달하는데, 이는 타사 대비 압도적인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기술보증기금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연계해 운영 중인 버드(BIRD·BridgeforInnovativeR&D) 프로그램 2단계 연구개발(R&D)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영석 대표는 “정부에서 받은 출자금을 바탕으로, 비전 인공지능(AI)를 활용한 검수 자동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휴대폰 기종도 워낙 많은데다, 이상 상태도 다양한 가운데 비정형화 이미지를 학습시키는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 이미 검수 장비가 존재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불만들이 있다”라며 “검수 정확도가 떨어지면 매입가가 떨어지고, 이는 결국 소비자 피해로 직결된다. 정확도를 충분히 높여 연내 서비스에도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기술적 노력들은 매입가를 낮추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요구를 서비스에 발빠르게 반영하고 서비스의 품질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도 밝혔다.
개인/기업정보 데이터 영구 삭제 인증서를 제공해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단말·태블릿·워치 등 IT 기기를 등록해 두고 시세 변동 추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내 기기 등록’ 기능을 도입해 편의성을 더했다. 또 액정이 완전히 파손된 기종에 대해 데이터를 옮겨주는 서비스 등을 구상 중이다. 향후에는 중고 단말 구매 후 개통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특히, 실제 매입가와 예상 매입가 간 간극을 줄여가는 노력 중에 있다. 매입한 기기를 재판매해야 하는 사업자의 입장에서 엄격한 검수를 진행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기대치도 최대한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접점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준식 부대표는 “단말이 육안으로 보는 것과 실제 상태가 다른 경우들이 있다. 대부분 기능적인 부분인데, 1년 이상 사용하면 제조사 A사 단말의 경우 사진에 잔상이, 제조사 B사 단말의 경우 하얀 배경에서 소위 멍이 생기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며 “차감되는 항목이나 금액 수준을 최대한 조정함에도 불구, 예상치와 차이나는 경우가 20~30% 정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하게 낮은 예상치도 안되지만, 높은 예상치도 지양하려고 한다”라며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들에서 업스테어스는 명확한 등급을 가지고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과도한 수익을 추구하려하다 보면,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에 따른 고객 만족도는 다양한 지표로 확인됐다. 반품률은 서비스 초기 20%에서 현재 10%로 줄었고, 매출은 수직 상승했다. 특히, 매출은 2021년 21억원에서 2023년 169억원으로, 무려 8배가 뛰었다.
올해 업스테어스는 중고폰과 관련한 제도적인 틀이 마련된 만큼 소비자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시장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고폰의 단계별 등급 기준을 마련하고 매입 가격을 안내하도록 한 바 있다.
다만, 중고폰이라는 산업군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인재 유치는 과제로 남았다. 2022년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는 거래액 59조원, 2억6000만대로 추정됨에도 불구, 양성화된 시장은 작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스테어스는 중고폰 시장의 양성화를 위한 선봉장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장영석 대표는 “향후 바라는건 중고차처럼 중고폰 시장도 하나의 산업군으로 인정되는 단계로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현재는 사업체에 대한 세제 혜택도 없고, 노동환경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보니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고폰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개선되는 환경적 토대가 마련돼야 더 좋은 인재들이 중고폰 시장으로 넘어올 것”이라며, “최근 중고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업스테어스가 노력해 그 기회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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