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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홈플러스 창립자가 내다본 미래 유통…“소규모 메타니티 경제가 뜬다”

왕진화 기자
(사진 왼쪽부터)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회장, 이승한 N&P 그룹 회장.
(사진 왼쪽부터)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회장, 이승한 N&P 그룹 회장.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대형마트 홈플러스 창립자인 이승한 넥스트앤파트너스(N&P) 경영연구그룹 회장이 미래 유통 산업에 소규모 메타니티 경제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서 메타니티란, 메타(Meta)와 커뮤니티(Community)의 합성어다. 이 회장은 기업이 커뮤니티 기반의 서비스와 플랫폼을 제공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승한 N&P 경영연구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 복합문화공간 ‘북쌔즈’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옛날에는 수많은 사람이 군집하는 게 주가 됐지만, 이젠 ‘경험 경제’로서의 세그먼트가 잘게 잘린 형태의 유통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유통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선 목적 지향적인 소규모 커뮤니티에서 배움, 경험, 관계를 중요시하며 함께 활동하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 회장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새로운 경영 지침서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 K-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를 출간했다.

[ⓒN&P경영그룹]
[ⓒN&P경영그룹]

이 회장은 1997년 삼성물산 유통 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1999년부터는 홈플러스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회장으로 15년간 홈플러스를 이끌었다. 한국 유통산업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문 경영인이다.

지난 2018년 퇴직 후에는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N&P 경영연구그룹을 창업해 후학 양성과 기업인들에 대한 멘토링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은 “경영학을 기능적 요소가 아닌 ‘인문과 과학이 융합된 미래학’으로 접근해야 하며, 이를 통해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하며 책의 의미를 소개했다.

이 회장은 특히 2025년 대한민국에 대해, 패러다임 대전환기의 한가운데에서 위기를 눈앞에 맞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및 인공지능(AI)과 공급망 대전환, 그리고 환경과 사회에 대한 패러다임 대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 급격한 인구 감소와 저성장 궤도에 빠져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위기의식(Sense of Crisis)과 절박감(Sense of Urgency)이 요구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이런 운명의 순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통찰경영’이라고 보고, 통찰력과 통합력으로 조직을 움직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영계의 구루이자 경영 철학자로 불리는 이승한 N&P(넥스트앤파트너스) 경영연구그룹 회장이 새로운 경영 지침서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K-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를 출간했다. 18일 서울 강남 복합문화공간 ‘북쌔즈’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한국 경영계의 구루이자 경영 철학자로 불리는 이승한 N&P(넥스트앤파트너스) 경영연구그룹 회장이 새로운 경영 지침서 ‘인문과 과학으로 보는 통찰경영: K-경영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다’를 출간했다. 18일 서울 강남 복합문화공간 ‘북쌔즈’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회장은 기업들이 이러한 위기를 헤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변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찰력은 기업과 국가에 계획을 가져다줄 수 있는 능력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원동력은 통합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전통적인 경영학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미래 경영은 통찰의 시선으로 경영의 길을 찾고 통합력으로 조직을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며, 여기에는 K-경영이란 리더십 모델이 글로벌 경영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성장과 추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기능에 치우친 경영학이 아닌 통찰의 경영학으로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한다면 K-경영의 기적을 다시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국식 경영을 잘 살리기 위해선 어떤 태도가 필요할까.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애국심’과 ‘비빔밥’을 꼽았다. 먼저,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의 큰 차이는 바로 애국심에서 비롯된다. 1960년대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된 배경의 첫 출발은 모든 기업가들이 사업 보호 차원에서 국가에 기여를 하자는 마인드였고, 국민들도 길을 가다가 애국가가 나오면 가슴에 손을 얹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자국우선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스탠다드를 중요시하면서도 ‘글로컬’이 시대적으로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그렇기에 다른 국가 것을 받아들여 비벼 가장 뛰어나게 맛있게 잘 만들 수 있는 시대에 가장 강력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저서는 김연성 한국경영학회장을 비롯한 경영학회 소속 다양한 분야의 교수 6명과 홈플러스 대표 출신 설도원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가 6개의 주제로 나눠 공동 집필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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