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터뷰] 임영진 저스템 "3세대 습도제어 장치 출시 임박…반도체 IDM 공급 협력 강화"
D터뷰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서 혁신을 이끄는 기업인과 전문가를 만나, 업계 동향과 기술 트렌드를 심층 분석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핵심 전략과 미래 비전을 직접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2세대 습도제어 장치인 JFS(Justem Flow Straightener)의 국내 제조사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기존 1세대 제품(N2 Purge) 역시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테스트 단계에 돌입했다. 1세대 제품을 테스트 중인 고객사는 싱가포르 등 타 권역 공장에 이미 1세대, 2세대 제품을 납품한 바 있어, 이러한 프로젝트가 모두 이뤄진다면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매출이 기대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
반도체 습도제어 장치 전문 제조 기업인 저스템이 실적 '퀀텀 점프'를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반도체 업계 내 틈새시장(Niche market)을 노려 독점 구도를 확립하고, 반도체 칩 제조사에 모두 대응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넓혀 입지를 다지겠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습도제어 장치의 3세대 제품을 개발해 해당 시장 지위 강화에 나서는 한편, 하이브리드 본딩용 플라즈마 계면처리 장치와 이차전지용 롤투롤(Roll to Roll) 장비 등 신규 영역으로의 확장도 추진한다.
◆ "3세대 제품, 올해 세미콘 코리아서 선보일 것…내년부터 본격 확대"
최근 기자들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임영진 저스템 대표는 "작년 '세미콘 코리아 2024'에 출품한 2세대 습도제어 장치가 출시 이후 성과를 내며 한 고객사에 600대 이상 탑재됐다"며 "올해 열리는 '세미콘 코리아 2025'에서도 3세대 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스템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주성엔지니어링 등에서 이력을 쌓은 임영진 대표가 2016년 설립한 반도체 환경제어 솔루션 전문 제조 기업이다. 반도체 클린룸 내부 장치의 습도를 제어해 불량률을 줄이는 습도제어 장치를 주력으로 제조하고 있으며, 2022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본격 상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초 반도체 공장에서는 습도제어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칩의 미세회로 선폭이 크지 않아 불량률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데다, 클린룸 내에서 40%대의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칩 미세회로 선폭이 20나노미터(㎚) 이하로 접어들면서 습도에 따른 수율 이슈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저스템이 공급하는 습도제어 장치의 중요성도 커지기 시작했다.
임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반도체 공정 과정 중 습도에 대한 이슈가 적었지만, 부식을 일으키는 반도체용 가스 주입 등 장치 입구에 남은 수분이 웨이퍼에 영향을 미치면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저스템은 국내 최초로 40%대의 습도를 5%까지 떨어뜨리는 기술을 확보했고, 이미 설치된 장비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습도제어 장치를 쓴 평가 결과 2% 가량의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대형 팹의 경우 약 1000억 가량의 이익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저스템은 현재 주요 메모리 종합반도체기업(IDM)에 모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스템이 출시할 3세대 장치의 경우 10나노대 이하 공정에 특화된 제품이 될 전망이다. 1세대, 2세대 대비 습도제어 수준을 더 낮춰 10%대로 낮췄고, 이전 세대 제품과 병행할 경우 최대 1%까지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임 대표는 "일본 등이나 글로벌 장비 기업들은 (공정 장비나 반도체 클린룸 내부 요소의) 전체 수준을 1%대 습도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습도를 낮추기 위한 질소(N2)를 그만큼 쏟아붓게 돼 투자 비용이 늘어난다"며 "따라서 저스템은 3세대로 습도를 10%까지 제어하고, 기존의 1세대·2세대 제품을 병행해 효율적으로 1%까지 낮추는 방안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출시될 3세대의 경우 내년, 혹은 내후년부터 본격적인 탑재량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시장도 준비…이차전지·디스플레이 영역 확장
저스템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넓어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하이브리드 본딩 대응용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칩과 칩을 본딩하기 전 본딩 특성을 높이는 플라즈마 계면처리(Treatment) 장비가 대표적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 후방의 마이크로 범프를 통해 붙이던 기존 본딩 방식과 달리, 실리콘관통전극(TSV) 등으로 형성된 칩 간의 구리패드를 직접 붙이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칩 간 연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칩 표면을 최적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저스템은 2022년 인수한 플람을 통해 플라즈마 계면처리 장비를 개발 중이다.
임 대표는 "해당 장비는 단위 공정 상의 성능까지는 준비가 됐다. 하지만 아직 하이브리드 본딩 생태계가 여물지 않아 명확한 요구 수준이 잡히지는 않은 상태"라며 "이 장치가 실제 본더에 들어갔을 때 잘 붙는지, 붙을 때 정렬(Align)에 문제가 없는지 등이 중요하다. 저스템 역시 이 부분을 위해 국내 장비사들과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용 전극 공정 장비인 롤투롤(Roll to Roll) 건조 장비도 준비 중이다. 이 장비는 기존 대류건조로 말렸던 전극을 질소로 건조하는 한편, 캐비닛 형태로 자르지 않고 롤 형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관련 장비는 건식 전극 등이 적용되고 높은 생산성을 요하는 나트륨(Sodium)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고진공 정전기 제거 장비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장비는 OLED 디스플레이 공정 중 발생하는 정전기로 유리 원장이 부서지거나 균열이 발생하는 것을 정전기 제거기를 통해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저스템은 해당 장비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 美 시장 진출 기반도 마련…반도체 IDM 3사 공급력 강화
한편 저스템은 이미 1세대 제품인 N2 퍼지를 메모리반도체 3사 모두에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2세대 JFS에서 주요한 결실을 맺고 있다. 작년 공개된 JFS가 주요 3사 중 1개사의 일본·싱가포르 공장에 600대 이상 탑재되면서 성과를 냈고, 국내 주요 반도체사와도 실장 협의를 진행 중에 있어서다. 올해는 비중이 높은 한개 고객사의 미국 공장에서도 1세대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되면서 매출 확대의 기반을 마련한 상황이다.
임 대표는 저스템이 가진 강점으로 기존에 설치된 장비에 대한 대응 능력을 꼽았다. 반도체 신규 공장의 경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램리서치 등 대형 장비사들이 독점적으로 들어가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지만, 이미 투자된 장비의 경우 감가상각으로 인해 교체하기 어렵다. 이러한 요소에 착안해 기존 장비를 고쳐 탑재하는 방식으로 관련 시장 내 입지를 다진 것이다.
임 대표는 "저스템을 비롯한 국내 장비사는 글로벌 장기 기업과 같은 고집적, 고도화된 시스템을 제공할 순 없지만,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강점이 있다"며 "그러한 영역에서의 접근은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틈새시장으로서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다. 공정 전환을 할 때 장비를 아예 신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투자 비용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효율적으로 채용 가능한 저스템의 솔루션이 유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 반도체 시장이 성장기에 접어들며 높은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역설계 등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대응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임 대표는 "중국 시장이 (특히 메모리쪽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하게 20나노대 아래 대역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면서도 "만약 국내 반도체사와 장비사들의 개발 속도가 늦어지면 우리 기술이 카피될 가능성이 있어 대처할 방법이 없다. 저스템이 미국 시장을 더욱 크게 보는 이유"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임 대표는 "저스템은 반도체 IDM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지난 2022년 최대 매출 실적(46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장비 출하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회사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록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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