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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향기 남기고 갔단다"…'뉴토피아'표 '좀콤'이란 [콘텐츠뷰]

채성오 기자

'콘텐츠뷰'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매우 주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기사에 스포일러나 지나치게 과한 정보(TMI)가 포함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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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좀비 코미디 장르는 '웃음'과 '공포'가 뒤섞인 '혼종(기계적으로 섞인 여러 품종의 씨앗)'이다. 웃음에 비중을 높이면 공포가 죽고, 공포에 주력하다 웃음을 가미하면 종국엔 맥이 빠진다. 좀비로 뒤덮인 세상에서 코미디라니, 이 얼마나 비극적인 희극인가.

자칫 잘못하단 이것도 저것도 아닌 형태로 막을 내리기 때문에 좀비 코미디 장르는 메인스트림보다는 인디컬처에 가까운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좀비와 코미디 장르의 황금 밸런스를 찾는다면, 단숨에 명작으로 추앙받는다. 영화 '좀비랜드'나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부터 좀비 코미디 장르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좀비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여섯가지 내용의 옴니버스 영화 '이웃집 좀비'가 2010년 개봉한 데 이어 조용한 동네에 찾아온 좀비로 인해 회춘을 경험한다는 소재의 영화 '기묘한 가족'이 2019년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이웃집 좀비와 기묘한 가족 사이에 ▲부산행(2016) ▲창궐(2018) ▲킹덤(2019) 등 한국판 좀비를 다룬 장르물(영화 포함)들이 등장했고 이후 ▲반도(2020) ▲지금 우리 학교는(2022) 등이 공개되며 이른 바 'K-좀비 장르'가 자리매김했지만 코미디의 비중을 높인 좀비 코미디 장르는 아직까지 손에 꼽힐 정도다.

[ⓒ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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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가뭄에 콩 나듯 드물었던 한국 좀비 코미디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영화 '파수꾼'과 '사냥의 시간' 등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이다. 윤 감독은 자신의 첫 번째 OTT 시리즈물인 '뉴토피아'에 대해 '동화적이고 가벼운 느낌을 담아낸 좀비물'이란 평가를 내렸다.

특히 뉴토피아가 내세운 것은 좀비 코미디 장르를 줄여부른 '좀콤'이다. 좀콤은 단순히 좀비 코미디 장르를 줄여 부른 것이면서도 좀비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체 절단 등의 고어(Gore)한 느낌을 동화적인 연출로 순화시키는 한편 피식할 만한 정도의 유머를 녹여내 새로운 장르를 구축했다는 뜻까지 담겨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벼운 좀콤이라도 좀비는 좀비일 뿐. 눈알이 튀어나오는 것은 기본, 상반신만 남아 인간에게 달려드는 좀비의 뉴토피아의 클래스는 부산행을 압도할 수준의 끔찍함을 선사한다. 부탄가스와 라이터를 통해 좀비를 그을리는 장면에선 좀콤이라는 장르적 경쾌함마저 산산히 부서져 내리는 느낌을 전한다.

좀비에 감염된 서울 한복판에서 연인을 찾아간다는 설정은 가벼울 지 몰라도, 뉴토피아 속 좀비엔 제작진의 진심이 묻어있다. 가벼운 좀비 로맨틱 코미디로 치부했던 시청자들의 시야에 강렬하게 내리 꽂히는 고어적 향연은 일순간에 몰입도를 높였다가 '재윤(박정민 분)'과 '영주(지수 분)'의 로맨스로 반전을 꾀한다.

화끈한 불쇼에 이어 영주의 전기톱 슬래시(긋거나 베는 행위)까지 예고한 뉴토피아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다운 매운맛과 로맨틱한 달달함을 더해 좀콤의 신기원을 열겠다는 각오다. 과연 뉴토피아는 제목처럼 좀콤의 새로운 이상향(뉴+유토피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되는 뉴토피아표 좀콤은 오는 14일 세 번째 여정에 나선다. 해외에서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공개돼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태국 등 6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K-좀콤' 장르 개척에 나선 뉴토피아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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