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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자장사로 '역대 최대' 실적 확실시… 다시 '상생금융' 압력 커지나

강기훈 기자
ⓒ5대 금융지주
ⓒ5대 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아직 작년 4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2024 회계년도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은행권의 대출자산이 성장함과 동시에 가산금리가 오르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올해는 지난 2023년 하반기와 같이 정부와 정치권의 '상생금융' 요구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10월,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 종노릇'이란 표현을 통해 고금리를 이용한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비판한 바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거두게될 2024년 당기순이익은 총 16조67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4조9279억원보다 1조7498억원(약 11.7%) 불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KB금융이 작년 연간 5조966억원의 실적을 거둬 5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보이며 이어 신한금융(4조4078억원), 하나금융(3조8089억원), 우리금융(3조644억원) 순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기대감은 계열 은행들이 '역대급' 이자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작년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44조4000억원으로 나타나 1년 전보다 0.6%(2000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은행 이익은 작년 대출이 급증한 것에 기인한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할 것을 압박하자 은행들은 서둘러 가산금리를 수차례 인상한 바 있다. 두 요소가 맞물리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는 실적 정체 전망속에 금융 당국과 정치권이 '상생금융' 카드를 꺼내들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엇보다 금융 당국은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상생금융 전략을 5대 금융에 주문하고 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모두 올해 신년사에서 금융권의 '상생' 노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은행권은 올해 설을 앞두고 73조원의 규모의 특별금융지원에 나섰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 경감 및 자금 조달 등에 소요되는 항목이다.

한편 야권에서도 상생금융을 주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6대 은행장(KB·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은행권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만 이 자리에선 구체적인 상생금융 지원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 서민들, 또 소상공인 여러분들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인 상황에서 은행이 역대급 이자이익을 시현한 건 사실이기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이 점을 지적할 가능성이 높다"며 "추후 조단위 지원안이 구체화되면 은행과 금융지주의 실적 후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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