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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업계 ‘전문가 영입’ 러시…올해 사업방향 엿보인다

권하영 기자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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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최근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글로벌 회사 또는 경쟁사 출신의 리더급 인사들을 잇따라 영입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기업의 인재 영입 방향에 따라 올해 중점을 두고자 하는 사업 전략 향방이 짐작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IT서비스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아마존·구글·삼성 등 파트너사와 경쟁사 불문 인재 수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새해 조직개편과 함께 신설한 디지털경험(Digital eXperience, DX)센터에 삼성SDS·시스코 출신 김지현 상무를 초대 센터장으로 영입한 것이 눈길을 끈다. 회사는 김 상무에 대해 다양한 산업에서 경험을 쌓은 글로벌 DX 전문가로 평가하고 있다.

경력 약 26년의 김 상무는 IT·제조·물류·금융·의료 등 산업 불문 국내외 IT 기업에서 고객·사용자경험(CX·UX) 디자인 전략을 수립했으며, 글로벌 DX 체계를 정립했다. 김 상무는 신설된 DX센터에서 CX·UX뿐만 아니라 파트너경험(PX)과 임직원경험(EX)을 아우르는 디지털 전략을 총괄할 예정이다.

김 상무 영입은 김윤구 현대오토에버 대표의 의지가 정확히 반영된 것이란 평가다. 특히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고객’을 꼽았다. “혁신의 중심에는 항상 ‘고객’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고객 중심 회사(Customer Centric Company)’를 선언했다. 따라서 김 상무도 올해 고객가치에 방점을 찍은 회사의 DX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클라우드 출신의 양승도 상무를 클라우드기술사업부장에 선임하며 클라우드 사업에도 크게 힘을 실었다. 양 상무는 클라우드 기술 전략을 총괄하며 맞춤 솔루션 및 글로벌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임무를 맡았다. 현대오토에버가 최근 AWS의 ‘프리미어 티어 파트너’ 자격을 획득하고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이해되는 영입이다.

지난해에는 현대오토에버가 카셰어링 플랫폼 쏘카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류석문 상무를 SW플랫폼사업부장으로, 삼성전자 출신 김선우 상무를 전사적자원관리(ERP)센터장으로 데려오며 각각 차량SW와 ERP 사업 강화에 힘을 쓴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로 국내 인공지능(AI)·클라우드 시장 공략 강화를 선언한 KT의 최근 인사 영입 전략도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KT는 올해 들어 한국MS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문장 출신 김원태 전무를 엔터프라이즈부문 전략고객사업본부장에, 한국MS 애저 리드 출신 전승록 상무를 전략사업컨설팅부문 GTM본부장에 선임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한국MS 애저비즈니스 그룹 총괄이었던 송승호 상무를 전략사업컨설팅부문 SPA 본부장에 임명했다.

이는 KT가 MS와의 협력 기반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도 지난 2일 오전 신년 타운홀미팅에서 올해 중점 목표 중 가장 첫 번째로 MS와 협업을 지목하며 B2B 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KT는 올 한 해 MS 애저 MSP로서 대외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MSP 양강으로 꼽히는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도 새해 들어 나란히 수장을 글로벌 기업 출신으로 교체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시사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염동훈 전 AWS코리아 대표를 신임 총괄대표에 선임했다. 염 대표는 AWS 글로벌 파트너 생태계를 이끌며 10만개 이상의 파트너 매출을 2배 이상 늘린 경영 성과로 유명하다.

아마존과 구글 등에서 30여년 간 경력을 쌓은 염 대표의 합류 이후 메가존클라우드는 곧바로 AWS와의 전략적 협력 협약(SCA·Strategic Collaboration Agreement) 체결 소식을 알려 주목을 받았다. SCA는 기업들이 통상의 협력관계를 넘어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파트너사와 체결하는 협약이다.

이미 국내 최대 AWS MSP이기도 한 메가존클라우드는 염 대표 합류와 이번 협약 체결을 기점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전환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베스핀글로벌도 새해 들어 신임 한국대표로 허양호 전 한국오라클 전무를 선임했다. 허 한국대표는 한국오라클·시만텍코리아·BEA시스템즈코리아 등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총괄해온 20년 경력의 IT 베테랑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한 베스핀글로벌은 이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 추진이 예상되고 있던 차다. 이 가운데 글로벌 기업 출신 영업통인 허 한국대표가 옴으로써 업계는 올해 베스핀글로벌이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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