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계엄여파 속 해킹 걱정한 尹, 아비규환 비웃은 北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차마 밝히지 못한 심각한 일이 많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일 대국민 담화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와 야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낸 윤 대통령은, 국가안보와 경제 위기를 언급하며 현 혼란이 국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과정임을 시사했다. 말미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며 내란죄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이날 담화문 중에서는 북한 해킹 위협을 언급한 부분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시스템을 겨냥한 북한발 해킹 공격이 있었고, 국가정보원 직원이 점검 과정 중 해킹을 시도했을 당시 데이터 조작 또한 가능한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총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고, 해킹 위협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관위 측은 자료를 통해 북한 해킹으로 인한 침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고, 가능성이 있더라도 부정선거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선관위 시스템 안전성을 두고 책임론이 불거졌던 보안기업 윈스가 다시 주목을 받으며, 담화 내용 본질이 무엇이냐에 대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누가 맞고 누가 틀렸다'를 논하기 전, 약 1년 전 제기된 북한 해킹 이슈가 정쟁 카드로 사용된 것이 맞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북한은 현 사태를 기회로 삼고 있다. 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한국 땅이 "아비규환"에 빠졌다고 평가하며 대남 비난 공세를 재개했다. 계엄령 선포에 대해서는 "절망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사회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부각하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 사진도 지면에 실었다.
비상계엄 혼란을 노린 북한 추정 해킹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담화가 발표되기 전, 계엄 관련 정보 공유로 위장한 해킹 메일이 대량 유포되고 있어 개인은 물론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킹 메일은 '계엄사-합수본부 운영 참고자료'라는 이름의 파일을 첨부해 악성 프로그램 설치와 유해 사이트 접속 등을 유도하는 기법을 쓰고 있었다.
정쟁 카드로 1년 전 사태를 끄집어낸 이번 담화 속 우려와, 북한의 현재 진행형 행보 사이 괴리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담당 기관들은 이번 해킹 메일에 대한 보안 공고가 나오기 전, 북한 위협분석 전문가들에게도 연락을 돌리며 급히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위협 행위자가 공격코드를 바꿔가며 북한 소행인 것을 숨기고 기법을 고도화한 흔적이 포착되면서, 향후 계엄 여파가 진정되지 않으면 취약점을 노린 공격이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관참시('관을 쪼개 죽은 사람을 벌하는 일'을 뜻하는 말) 성격의 정쟁 대신, 이번 혼란을 정상화하려는 작업이 우선시돼야 하는 때다. 이웃국가들은 한국 정세에 우려를 표하고 있고, 외교적 관계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환율부터 주식 시장까지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국내 경제를 먹여 살릴 차기 먹거리에도 모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북한발 위협 또한 이대로 취약점을 드러내고 방치할 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게 될 전망이다. 공공기관부터 민간기업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위협을 시도하고 있는 북한에게 지금의 혼란은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당시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있다"는 말이 현 사태 속 현실이 된다면, 그토록 우려하던 국가안보 또한 보호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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