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천욱 기자] 금융감독원이 PEF(사모펀드)산업의 성장으로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라는 관점에서의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 등을 논의했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본원 회의실에서 12개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가졌다.

함용일 부원장은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금산분리에 대해 정책적 화두를 가지고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고자 마련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PEF산업은 2004년 2개, 출자약정액 4000억 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1124개, 136조4000억 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해왔다.

그는 “PEF산업이 성장하면서 그 영향력도 확대됨에 따라 PEF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있다”면서 “특히, 비교적 단기 수익 창출이 목표인 PEF가 자칫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이 제기되고 PEF가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대규모 타인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부 PEF의 경영권 분쟁 참여, 소액주주와의 이해상충 등 운용 행위 역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사례처럼 PEF가 기업 지배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기존의 금산분리 논의와는 다른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라는 관점에서 PEF의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에 대해 논의의 물꼬를 트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8일 고려아연을 인수·합병하려는 MBK파트너스에 대해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할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화두로 삼아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함 부원장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PEF는 자율과 창의에 기반해 시장원리에 따라 운용돼야 한다”며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라는 화두는 장기적 관점에서 PEF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당국과 함께 생산적인 토론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PEF 운용사는 H&Q,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SKS PE, VIG파트너스, UC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 스톤브릿지캐피탈, JKL파트너스, KCGI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