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흔들려도… 위메이드, ‘게임’으로 반전 노린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는 최근 몇 년간 블록체인 붐을 타고 자사 가상 화폐 위믹스(WEMIX)를 기반한 사업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적지 않았지만, 나름의 입지를 입지를 구축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블록체인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장현국 부회장(전 대표)이 위믹스 시세 조작 혐의로 기소되고, 블록체인 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위메이드는 크게 흔들렸다. 2021년 11월26일 기준 24만57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9일 오후 1시53분 기준 3만99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돌파구는 게임이다. 위메이드는 올 초 ‘미르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관호 의장이 지휘봉을 잡은 후 게임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방향성을 개편했다. 당장 3월엔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5’를 깜짝 공개하며 이목을 모았다. 미르5는 언리얼엔진5를 기반한 게임으로,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낮추고 플레이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새 캐시카우인 ‘나이트크로우’ 개발사 매드엔진 인수를 서두른 것에서도 게임 사업 강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간 매드엔진 인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던 위메이드는 지난 9월 매드엔진을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는 중이다.
동시에 매드엔진 손면석 대표를 위메이드맥스 각자 대표로 추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손 대표는 넥슨 자회사 넷게임즈(넥슨게임즈 전신)에서 모바일 MMORPG ‘V4’ 개발을 총괄했다. V4는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 2020년 매드엔진을 설립한 뒤엔 나이트크로우로 대박을 터뜨리며 ‘개발 장인’으로 거듭났다.
위메이드는 손 대표를 통해 게임 개발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 및 사업 경쟁력 확보 등 경영 효율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손 대표는 위메이드맥스 전반의 경영을 총괄하는 한편, 매드엔진 수장을 겸하면서 신규 IP 확보 등에 힘쓸 계획이다.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효율화에 집중했던 위메이드는 내년 본격적으로 신작을 출시하며 재도약에 나설 전망이다. 첫 단추는 자체 개발 신작 MMORPG 레전드오브이미르다. 내년 1분기 공개 예정으로, 오는 12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하며 출시 작업에 나선다.
레전드오브이미르는 북유럽 세계관 속 종말 ‘라그나로크’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MMORPG다. 언리얼엔진5를 비롯한 최신 기술을 집약해 개발 중이다. 앞선 사전 테스트에서 하드코어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등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내년 1분기에는 모바일 야구 게임 ‘판타스틱베이스볼: 일미프로대전(가칭)’도 공개가 예정돼 있다. 일본프로야구(NPB)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일본 시장을 겨냥해 준비 중인 게임으로, NPB와 MLB(미국프로야구) 공식 라이선스를 모두 사용해 관심을 받고 있다.
매드엔진이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슈터 ‘미드나잇워커스’도 내년 초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매드엔진의 자회사 원웨이티켓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게임으로, 폐쇄된 고층 빌딩에서 타 이용자와 대결하고 좀비들에게서 살아남는 PvEvP 형태의 재미를 담았다.
지난 8월 서구권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공개된 후 게이머와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완성도로 호평 받았다. 지난 10월 첫 번째 공개 테스트도 호응 속에 마무리했다.
위메이드커넥트의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로스트소드’도 출시된다. 지난 10월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한 후,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막바지 개발 중이다. 위메이드는 이외에도 ‘미르4’와 ‘미르M’의 중국 진출을 모색, 게임으로 회사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블록체인 사업은 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올해 들어 자사 블록체인 서비스를 차례로 종료하고 있다. 지난 5월엔 대표 블록체인 게임인 ‘미르M’의 운영을 중단했다.
9월에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우나기’의 핵심 서비스인 블록체인 지갑 ‘우나 월렛’ 사업을 종료했다. 이에 앞서선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플레이 월렛’의 국내 서비스도 접었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블록체인 사업 관련 언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확연히 기류가 변했다.
다만 위메이드는 축소된 형태이지만, 블록체인과 동행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게임과의 연계를 통해 위메이드만의 수익모델(BM)을 개척하겠단 심산이다.
지난 3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글로벌에 출시된 나이트크로우는 출시 3일 만에 누적 매출 1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블록체인 게임 잠재력을 보여준 바 있다.
위메이드는 내년 출시될 레전드오브이미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정된 주화를 중심으로 한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5 역시 개발 초기 단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게임 경제 구조 전반을 설계하고 있다.
김상원 위메이드 전무는 “레전드오브이미르는 2025년 ‘미르4 글로벌’,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에 이어 블록체인 게임의 성공 역사를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일평균 동시접속자 100만명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가는 위메이드 내년 전망을 밝게 점치고 있다. 흥국증권 김지현 연구원은 “레전드오브이미르는 블록체인 문법을 적용한 경제 시스템 덕에 일부 과금 유저만이 집중적으로 매출에 기여하는 현상과 이로 인한 매출 하향안정화가 기존 MMORPG 대비 제한적일 것”이라며 “매드엔진이 완전 자회사로 편입됨으로써 신작을 통한 이익 기여도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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