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찍먹] 엔씨 ‘저니오브모나크’, ‘자동화’ 리니지네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베일을 벗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신작 ‘저니오브모나크’는 예상대로 ‘리니지’ IP(지식재산)를 기반한 키우기 게임이었다. 별다른 조작 없이 반복해 스테이지를 돌파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를 담았다.
게임성은 시중의 여느 방치형 게임과 다를 게 없다. 다양한 속성과 스킬을 지닌 여러 영웅을 배치해 전략적인 운용을 한다는 점에선 넷마블의 ‘세븐나이츠키우기’와, 주사위를 굴려 캐릭터 장비를 획득하고 또 판매하는 것에선 중국 게임 ‘버섯커키우기’를 연상케한다.
캐릭터 성장을 앞당길 수 있는 일종의 숙제인 경험치 및 성장 던전, 또 PvP(이용자 간 대전) 요소 등 다른 방치형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도 곳곳에 녹아있다. 수익모델(BM) 역시 광고 제거나 캐릭터 뽑기에 사용되는 재화 등 동종 장르와 유사한 수준이다.
차별 지점이라면 주사위의 활용 방식이다. 주사위를 돌리다 보면 단순 장비 획득 외에도 주사위의 확률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스테이지마다 요구하는 주사위 숫자를 충족해야 하는 ‘오만의탑’, 여러 보상을 제공하는 낚시 이벤트 등이다.
이외에 주사위를 돌린 횟수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장비 등급을 단계적으로 달리해, 이용자가 꾸준히 게임에 접속해 손을 쓰도록 유도한 점도 눈에 띄었다.
그럼에도 많은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게임인가는 의문이다. 시장에서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한 키우기 게임 형태를 취하고는 있지만, 저니오브크만의 남다른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앞서 엔씨가 ‘블레이드앤소울’ IP를 기반해 출시했다가 저조한 흥행 성과를 거둔 ‘호연’처럼 장르가 가진 매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이번에도 부족해 보였다.
엔씨는 리니지 IP를 활용해 다양한 장르 게임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저니오브모나크는 이러한 IP 다각화 전략의 첫 단추다. 기존과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해, 과거 지나친 과금 유도로 생긴 부정적인 편견을 극복하고 IP 지속성을 유지하겠다는 심산이다. 저니오브모나크 역시 “전 연령대가 즐기는 리니지를 만들자”는 목표에서 개발됐다.
그러나 저니오브모나크는 이러한 방향성에 부합하는 게임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저니오브모나크는 ‘리니지W’ 애셋 대부분을 차용한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그려졌다. 캐주얼 게임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아기자기한 그래픽과는 거리가 멀다. 하물며 그래픽 품질이나 캐릭터 모델링 품질이 2024년에 출시된 시중의 다른 모바일 게임에 비해 좋은 편도 아니다.
장르 핵심인 ‘보는 맛’도 부족하다. 리니지 시리즈 약점으로 지적되는 정적인 전투 모션이 여기서도 구현돼있다. 그렇다고 콘텐츠가 차별된 매력을 지닌 것도 아니어서, 독립된 방치형 게임이 아니라 방치형 탈을 쓴 ‘자동화 리니지’와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낡은 속은 그대로 두고, 장르만 바꾸는 방향성이 진정 리니지 IP를 위한 길인지 의문이다.
기존에 리니지를 즐기던 이용자들에겐 추천할 만한 게임이다. 일정 스테이지를 해결할 때마다 리니지 시리즈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향후엔 리니지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 업데이트도 예고돼있다. 보다 손쉽게 리니지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저니오브모나크 출시를 앞두고 오름세를 보였던 엔씨 주가는 게임 출시 직후 전 거래일 대비 14.3% 폭락했다. 이날 6일도 장중 1.45%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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