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참 잘 썼다"...디지털플랫폼정부 2년, 놀라운 변화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한국이 과거부터 IT 강국이라 불린 배경에는 어느 나라보다 빠른 전국 단위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PC·스마트폰의 신속한 일상화 등이 꼽힌다. 나아가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2022년 9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디플정위, DPG)'는 이제 국민과 기업이 정부가 제공하는 수많은 편익을 기관 방문이나 종이서류 없이 해결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디지털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많은 이들의 '가려운 곳'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디플정위의 성과 면면은 어떤 그동안의 대국민 정부 사업보다 변화와 효용이 체감된다는 평가가 따른다. 디플정은 현재 100개 이상의 민간위원 중심 실행과제와 집행 중심의 17개 태스크포스(TF) 체제를 바탕으로 올해는 9386억원의 예산을 다방면의 정부 시스템 혁신에 투입하고 있다.
디플정위는 이 같은 전략과 추진 성과를 공유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콘퍼런스' 행사를 1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3층 콘퍼런스홀에서 개최했다. 이날 디플정 추진 성과를 발표한 장은영 DPG 추진단 기획총괄과장은 디플정의 핵심 지향점으로 ▲국민행복 플랫폼 ▲기업성장 플랫폼 ▲정부혁신 플랫폼을 꼽았다.
서류 제로, 실손은 병원에서 바로 신청…'국민행복플랫폼'
국민행복 플랫폼의 주요 성과는 크게 8가지다. 우선 110년만에 인감증명 시스템을 혁신해 올해 6월까지 924건의 불필요한 인감증명 요구 서류를 정비하고, 9월부터는 재산권과 관련성이 낮은 경우 정부24에서도 인감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또한 다분야에서 360여종의 서비스 신청 구비 서류를 제로(Zero, 0)화 했다. 장 과장은 "더 이상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이나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에 대한 예방접종비 지원 등에 대한 별도의 관공서 발급 서류가 필요 없게 됐다"며 "디플정은 계속해서 2026년까지 1498종의 공공 서비스용 관공서 구비 서류를 완전 폐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14년 이상 불편을 야기했던 실손보험 청구 절차 간소화도 디플정의 주요 성과다. 그동안 실손보험은 진료 후 환자가 직접 종이 서류를 떼고 보험사의 복잡한 절차를 통해 제출하는 번거로움이 컸으나, 2023년 10월부로 병원에서 보험사로 서류의 전자적 전송이 가능해지도록 보험업법이 개정됐으며, 올해 10월 기준 30개 병상 이상 병원에 적용돼 있다. 디플정은 이를 통해 국민들이 실손보험 혜택을 최대한도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올해 4월부터는 청년들이 모르거나, 바빠서 놓쳤던 4000개 이상의 청년 정책을 '웰로' 등 민간 플랫폼에서 인공지능(AI) 개인 맞춤형으로 추천 및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주택청약, KTX/SRT 승차권 예매, 자동차 검사예약 등 일상과 밀접한 공공 서비스는 네이버나 카카오, 토스 등 널리 쓰이는 생활 플랫폼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민간개방도 확대했다. 1000개 이상 기관에 흩어져 있던 진료기록을 통합 조회,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디플정의 성과다.
공공입찰, 점포 전략 혁신 데이터… 더 이상 '발품 NO'
일반 국민뿐 아니라 기업도 디플정의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 핵심은 'DPG 허브'다. 2025년 초 구출될 DPG 허브는 정부부처와 민간의 데이터가 안전하게 융합되고 활용될 수 있는 핵심 기반이 될 예정이다. 분산돼 있던 정부 제공 데이터와 디지털 서비스 활용 채널이 일원화되기 때문에 일상 내 여러 민간 서비스에서도 유용한 정부 제공 서비스들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도 서비스 차별화 및 사용자 혜택을 효과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국민들이 일반 관공서 구비 서류 출력괴 제출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듯, 기업도 무역 및 금융 분야에서 불필요한 서류 제출이 줄어들고 있다. '수출입 기업 마이데이터 통합플랫폼(23.6)' 및 '디지털 수출신고정보 서비스(24.4)' 등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공공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이제 공공입찰 정보 수집을 위해 수많은 사이트를 찾지 않아도 된다. '나이스평가정보', '헬로비즈' 등 민간 플랫폼에서 각사 조건에 꼭 맞는 공공 입찰정보의 통화조회 및 맞춤형 공고 추천 서비스가 올해 3월부터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공공입찰 정보 수집에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에게 큰 성장 기회를 부여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나아가 디플정은 더 규모를 좁혀, 골목상권 소상공인들도 매출과 인구, 교통, 배달 데이터 등을 토대로 자신만의 사업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 빅데이터 플랫폼을 6월부터 시범운영 중이다.
정부-기관-국민이 '원팀'인 디플정 고도화 추진
장 과장은 디플정은 이런 성과를 더욱 구체화하고 더 많은 과제 발굴을 위해 '원팀(One-team)'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행정부와 사법부 간 디지털 연계를 본격화해 가족관계 증명서 데이터 공유가 가능해졌고, 25년 1월에는 부동산 등기 시 인감정보도 연계된다.
또한 초거대 AI를 적극 도입해 민원 처리 대기 시간을 평균 14.5% 감소하면서 업무 효율성은 10% 향상했다. AI가 정부 시스템 연계와 생산성 향상의 주요 열쇠로 부상한 만큼 올해 4월에는 공공부문 초거대 AI 도입 및 활용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또한 정부와 국민도 원팀이 되도록 이웃이 다른 이웃의 위기상황을 쉽게 신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6월 개시함으로써 복지 사각지대 문제 해결에 나섰다. 민간의 실력 있는 클라우드 기술이 공공 부문에 더 깊이 적용될 수 있도록 공공부문 클라우드 도입 전략도 연도별로 수립 후 적용처를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이어 내년 초에는 범정부 서비스 통합 창구를 통해 ▲증명서 발급 ▲세금 신고 ▲복지 신청 ▲국민 생활 등에 밀접한 5개 분야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국민이 정부 제공 혜택을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혜택 알림 서비스도 본격 시행하며 ▲청년 ▲출산 ▲휴직 ▲전입 등 4개 분야 공공 서비스 자격 요건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서비스 제공이 시작된다.
장 과장은 성과 발표를 마치며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와 인간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 나아가 세계적인 모범 사례를 만드는 희망찬 도전"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 AI로 24시간 똑똑하게 작동하는 정부, 국민과 기업이 더 크게 도약하는 미래를 디지털플랫폼정부가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보람 DPG 추진단장도 인삿말을 통해 "챗GPT로부터 비롯된 AI에 대한 관심, 기술의 변화, 국민들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사항 증가 등에 따라 우리도 어떻게 계속 좋은 서비스과 결과물을 만들지 고민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오늘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 논의가 이뤄지고 함께 나아가는 방향성이 잘 정립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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