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장애 ‘벌’ 주지 말라는 황성우 삼성SDS 대표 “장애는 기술”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IT 시스템을 사용하면, 크고 작은 장애를 겪게 된다.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은 장애 없는 IT시스템을 요구받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장애 없는’ 시스템이 아니라, 이용자가 ‘장애를 느끼지 못하는’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금융정보보호 컨퍼런스 ‘FISCON2024’에서 “훌륭한 금융IT시스템은 장애가 나지 않는 시스템이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유저(user, 이용자)가 장애를 못 느끼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황성우 대표 설명에 따르면 중앙처리장치(CPU)는 수억개 트랜지스터들로 구성되고, 각각의 트랜지스터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malfunction) 가능성을 지닌다. 시스템을 지탱하는 컴퓨터가 확정된 규칙으로 정해진 상태가 아니라, 확률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결국 에러가 날 수 있는 부품들로 구성할 수 밖에 없지만, 장애를 느낄 수 없도록 엔지니어링한다는 설명이다.
황 대표는 “이런 서버들이 모여 큰 하나의 컴퓨터인 데이터센터가 된다”며 “반도체부터 시작해 데이터센터, 그리고 모바일 앱까지, 국민들이 서비스를 잘 쓸 수 있도록 동작시키는 건 어마어마한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SDS는 기본으로 돌아가 장애를 감추지 않기로 했다. ‘장애는 기술’이라는 점을 표방해, 기술 축적에 중심을 뒀다. 황 대표는 여기서 나아가 “장애 난 것을 벌주지 말고, 유저가 못 느끼도록 대처한 것에 상을 주라”고 했다.
황 대표는 “수십년간 엔지니어들은 장애가 나면 사과하고 장애방지 각서를 써왔다. 하지만, 복잡한 IT환경에서 장애가 안 날 수 없다”며 “장애는 기술이기에, 기술로 장애를 극복하기로 했다. 단, 태만하거나 잘못된 행위에 따른 장애는 제외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장애날 때 벌을 주면, 대충 장애를 못 느끼게 수습하고 윗선에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면 기술로 남지 않게 되는데, 장애 발생 때마다 기술문저로 남겨 축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방침을 세운 지난 4년간 근무 태만으로 장애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황 대표는 AI 시대 금융보안과 관련해 ‘안시성 전투’를 예로 들며 ‘제로트러스트 보안’을 강조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안시성 전투에선, 성 안에 꽁꽁 숨어있지 않고 수시로 나가 적의 동태를 살피고 공격하는 모습들이 보인다”며 “이를 보안에 대입해보면, 망을 아무리 틀어막아도 인터넷시대이기에, 해커가 들어올 구멍은 늘 있다”고 말했다.
또 “내부 모든 시스템에 해커가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실시간 감시해야 하는데, 이는 사람이 할 수 없고 기계가 해야 할 영역”이라며 “제로트러스트 보안은 더 중요해지며, 생성형AI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운영체제(OS)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해커로부터 OS를 보호해야 하기에, 펀더멘탈 기술에 집중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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