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는 기본, 생성형AI는 기회”…‘한국의 퍼플렉시티’ 꿈꾸는 이 기업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우리의 아이덴티티로 삼아 한국의 ‘퍼플렉시티’가 되겠습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문기업 클라이온이 그동안 쌓아온 클라우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생성형 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최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박윤지 클라이온 대표는 AI 검색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유니콘 기업 ‘퍼플렉시티’를 회사의 미래상으로 꼽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클라이온은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제공사(MSP)이자 클라우드 네이티브에 특화된 솔루션 기업으로, 2021년 창립 이래 불과 4년 만에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 당시 공유오피스에서 박 대표를 포함한 단 3명의 직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6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모인 연매출 200억원대 기업으로 진화했다.
창업 이전 LG CNS에서 18년여간 엔지니어로 일한 박 대표는 2020년 LG CNS 협력사 대표로 경영 경험을 쌓고 이듬해 1월 클라이온을 설립했다. 클라우드가 인터넷과 모바일에 버금가는 기술 혁명이 될 것이라 판단한 그는 클라우드 MSP 사업으로 기업과 정부를 최종 고객사로 하는 B2B2G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클라이온의 빠른 성장 요인으로 ‘고객지향성’을 꼽는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최소 인력 이상으로 인적 투자를 한다거나 무상 PoC(개념검증)로 레퍼런스를 많이 쌓는 데 집중했고, 특히 컨설팅과 프리세일즈(기술영업)를 통해 고객과 깊은 소통을 했던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클라이온은 매니지드 서비스로 60여곳 고객사를 확보하고 지난해 연 2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아직은 공공조달 총판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고, MSP 사업 특성상 적자 개선도 과제다. 올해에는 흑자 전환과 함께 클라이온 자체 노력으로 만든 매출을 과반으로 하는 약 220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박 대표는 클라이온을 더 이상 ‘MSP’로 정의하지 않는다. 클라우드 MSP는 통상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네이버클라우드 같은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의 클라우드를 대신 구축해주고 유지보수하는 비즈니스를 의미했지만,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부터 또 다른 기회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이온 또한 클라우드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혁신 전반의 파트너로서 ‘통합클라우드서비스(Intergrated Cloud Service)’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박 대표는 “단순 클라우드 구축만 얘기하는 시장은 끝나가고 있다”며 “이제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파생되는 생성형 AI 등 다양한 서비스를 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MSP도 플랫폼 기업처럼 일정 고객을 확보하는 시점부터 비용 최적화가 이뤄진다”며 “계속 CSP에 의존적이기만 하다면 수익성이 낮을 수밖에 없지만, 기존 MSP 고객을 기반으로 자체 서비스와 파트너십을 계속 늘려가면서 그게 다시 고객에 대한 밸류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이유로 클라이온은 내년부터 AI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현재 네이버 컨소시엄으로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초거대 AI 활용 지원사업에 참여해 10개 기관에 대한 AI 도입 컨설팅 및 PoC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대건설이 진행하는 입주민 건강관리 플랫폼 사업과 에너지 기업 A사의 AICC용 챗봇 사업 등도 진행 중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AX허브’를 개발해 서비스할 계획을 갖고 있다. AX허브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의 할루시네이션(거짓정보생성)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인 검색증강생성(RAG)을 적용해, 고객이 원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AI 플랫폼이다.
박 대표는 “AX허브의 경우 초기 버전에 대한 고객사 반응이 무척 좋다”며 “우리가 수십조원이 오가는 LLM 시장에 투자하긴 어렵지만 이러한 RAG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사가 원하는 정답을 잘 찾아주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궁극적으로 한국의 B2B2G계 퍼플렉시티가 되겠다는 게 회사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초에는 신규 AI 서비스들도 출시한다. 그 중 공공 민원용 AI 통번역 서비스는 이미 일부 시·도에서 PoC를 진행했거나 계획 중이며, 발화자 식별률을 높인 AI 기반 회의 솔루션도 일부 실증 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이를 통해 올해 17억원 정도의 생성형 AI 관련 매출을 내년 60억원 수준으로 3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 해외진출과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박 대표는 “AX허브를 비롯해 구독형 상시테스트(CT, Continuous Test) 솔루션으로 개발한 ‘TaaS TX허브’ 등 SaaS를 가지고 일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올해 흑자 전환이 되고 내년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내후년부터 상장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창업 이후 지난 4년간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지만 열정과 도전정신, 상호신뢰가 있는 조직으로 회사를 키워가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앞으로 10년이 흘러도 부끄럽지 않게 성장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훌륭한 IT 기업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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