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된 티맥스그룹?...경영권 논란 속 미래 전략 고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티맥스그룹이 2년 만에 티맥스소프트를 재인수하며 ‘완전체’를 갖추었지만, 공동경영 체제 도입과 신사업 분야 재무적 압박으로 그룹 미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티맥스A&C 급여 지연 사태는 그룹 핵심 프로젝트인 슈퍼앱 ‘가이아’ 개발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어 티맥스의 장기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그룹은 크게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A&C 두 회사로 나뉜다. 최근 티맥스데이터는 약 8000억원을 들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티맥스소프트 지분 약 61%를 재인수했다. 이는 박대연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그룹 핵심 역량을 되찾는 중요한 행보였다.
재인수 자금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공동으로 약 1조1000억원을 펀딩해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티맥스데이터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으며, 투자사들 영향력이 커졌다. 티맥스와 투자사의 공동경영 체제 도입이 대표적 예다.
티맥스그룹은 티맥스데이터와 그 산하 계열사를 투자사들과 공동경영 체제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그룹은 한성용 티맥스데이터 대표, 이희상 티맥스티베로 대표, 이형용 티맥스소프트 대표를 내부 선임했다. 투자사는 각각 공상휘, 박경희, 강기웅 대표를 관리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업계에선 투자를 단행한 사모펀드에서 박대연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관리 대표이사 선임에 작전을 걸었다는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관리 대표이사는 회사의 중요한 경영적 결정, 예를 들어 투자, 예산 편성, 자원 배분 등의 결정을 내리고 회사의 재정 상태를 관리한다. 여기에 사모펀드에선 티맥스 출신으로 내부 사정 및 그간의 경영 사정에 정통한 공상휘 대표를 비롯해 사모펀드 출신의 박경희 대표를 선임하는 등 견제 요소를 갖췄다는 평가다.
핵심 계열사인 티맥스소프트의 경우 그룹사와 투자사 간 실질적 경영권을 갖기 위한 긴장감도 흐른다. 티맥스소프트 이사회는 그룹사 측에서 추천한 4명의 사내이사(박명애·박학래·한성용·김성동)와 투자사 측에서 추천한 3명의 사외이사(강기웅·이동연·강성석)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사 측 이사회 인원이 한 명 더 많은 만큼, 주요 의사 결정 시 그룹사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사모펀드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있기 때문에 이들 의견도 주의 깊게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상 티맥스데이터와 신사업 연구개발 자회사로 구성된 티맥스A&C는 별개 기업이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A&C 지분 1.1%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두 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티맥스데이터와 달리 티맥스A&C는 현재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2023년 기준 연결 매출은 38억원에 불과한 반면, 영업적자는 535억원에 달했다.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1654억원 많다.
이는 티맥스A&C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메타버스·핀테크 등 당장 수익보다 투자가 더 필요한 연구개발(R&D) 중심 자회사들이 모인 데 따른 결과다.
결국 티맥스A&C는 1200여명 직원 급여를 이달 예정된 날짜에 지급하지 못했다. 현재 정확한 지급일도 특정하지 못하는 상태다. 티맥스A&C 측은 “일시적 자금 이슈로 급여 지급 지연이 발생했으나 조속한 지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티맥스A&C는 티맥스그룹 미래성장동력으로 여겨지는 슈퍼앱 ‘가이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박대연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서 “올해 하반기 기업간거래(B2B)부터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 B2C, 하반기 글로벌 진출을 할 것”이라고 ‘가이아’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티맥스A&C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선 슈퍼앱 가이아의 가시적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재정난과 인력 이탈 위기로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티맥스A&C엔 자금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A&C 지분 1.1%만을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티맥스그룹 입장에선 과거처럼 티맥스소프트 등 수익성 높은 계열사에서 발생한 이익을 티맥스A&C R&D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티맥스그룹 지배구조하에선 이러한 계획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티맥스소프트 인수에 자금을 투입한 사모펀드들이 있는 이상 티맥스그룹 단독 결정은 불가능하다. 그룹 내부 거래의 경우에도 사모펀드가 임명한 관리대표들이 이를 견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티맥스그룹은 핵심 계열사 티맥스소프트를 되찾는 덴 성공했지만 새로운 난관에 직면했다. 티맥스데이터 산하 계열사들의 복잡해진 경영권 구조 속에서 투자사들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별도 운영되는 티맥스A&C 재정난 해결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된 상황이다. 업계에선 사실상 티맥스 그룹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티맥스A&C가 독자적인 자금을 유치해야 이번 난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박대연 회장이 사모펀드를 끌어들여 드라마틱한 티맥스소프트 재인수를 이끌어낸 것 처럼 또 하나의 마법을 부릴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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