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고프로 히어로 12 블랙'과 함께 떠나보니…'남는건 사진'에 '영상' 추가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개인적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게 되면 필수로 챙기는 물건이 바로 카메라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큰 발전을 이루긴 했으나 카메라가 주는 감동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10년전 이 필수품에 하나를 더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고프로 히어로 4 실버’ 모델을 동반자로 선택했다.
액션(?)이라고는 전혀 없는 일상에서 굳이 액션캠으로 알려진 ‘고프로’를 선택한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고프로 히어로4 실버’는 상위 모델인 블랙보다 더 넓은 광각 렌즈를 갖췄다. 영상도 아닌 스틸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는데, 정확하게는 셀피 촬영이 목적이었다. 셀피 촬영 콘셉트에 맞게 ‘3-웨이’ 그립까지 구매했다. -물론 당시 공식 그립은 이것뿐이었다. -
2014년은 미러리스가 막 시장에 풀렸던 시기라 카메라 시장은 DSLR 중심이었다. 광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렌즈를 교체해야 했지만, 근본적으로 “카메라로 셀피?” 하던 시절이다. 스마트폰 후면도 아닌 전면 카메라에 의지한 셀피 촬영은 제한이 컸다. 인물만 뜰 뿐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고프로 4가 출시된 2014년 하반기의 스마트폰은 현재와 같이 광각과 초광각, 망원 등의 조합이 아닌 외눈박이였다.
여러명이 찍어도 주변 환경과 함께 촬영이 가능한 ‘고프로4’는 개인적으로 꽤나 신선한 제품이었다. 게다가 가방 한쪽을 차지한 커다란 카메라 삼각대를 챙기지 않아도 됐다는 점도 쏠쏠했다. 초광각 렌즈가 주는 왜곡 효과까지도 유니크했다. 그러다보니 신규 고프로가 나와도 굳이 감흥이 없었다. 영상 촬영이 거의 없는 스틸 촬영이 전부였기 때문에 작년까지도 고프로4는 개인적으로 현역이었다.
하지만 강산이 변하는 시간이 흘렀고, 각종 플랫폼에서는 스틸 콘텐츠보다는 영상 콘텐츠가 주를 이루다보니 생각이 점차 바뀌어갔다. 굳이 영상으로 남길 수 있는 추억을 사진으로만 박제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고프로 히어로12 블랙’ 모델을 써볼 기회가 찾아왔다. 결과적으로 이번 출장에는 스마트폰과 카메라, 그리고 고프로까지 챙겨가게 됐다.
여행 보조 목적…접근·활용·전력 이점 '분명'
‘고프로’는 목적이 분명한 제품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영상을 남길 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사실 리뷰의 서론이 길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프로는 어떤 이가 어떤 의도로 썼는지가 명확해야 공감이 갈 듯 했다. 정확하게는 액티비티를 목적으로 하거나 전문적인 영상 편집을 위해서라면 굳이 더 이상 읽어 내려갈 필요는 없다. 소위 ‘고린이(?)’, ‘액린이(?)’가 여행에 도우미 역할로서 고프로를 가져가 어떻게 활용했지는지에 대한 하나의 사례로 제시한다는 게 가장 맞는 표현일 듯 싶다. 그만큼 고프로의 활용 범위는 넓다는 것.
다시 볼론으로 돌아가 기존에는 ‘셀피’라는 개인적 목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남는 시간에 둘러본 여행지를 촬영하고자 했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편집을 고려하지 않고 휴대성과 간소함만을 최상위로 뒀다. 많이 걸어야 하고 백팩에는 물건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뭘 더 가져가는 건 체력낭비다.
액세서리는 ‘볼타(Volta)’와 ‘쇼티(Shorty)’ 딱 2개의 그립만 챙겼다. 볼타는 여분의 고프로 배터리를 챙기지 않고, 휴대용 배터리도 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했다. 대부분 ‘쇼티’를 쓰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쇼티’는 거의 쓰지 않았다. 여행길에서 쓰는 고프로에겐 ‘볼타’가 나은 대안으로 보인다. 들고 다니다보니 가벼운 ‘쇼티’보다는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는 ‘볼타’를 쓰는 편이 흔들림이나 그립감이 더 탁월하다. 게다가 ‘볼타’ 자체가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급할 때는 스마트폰 충전도 가능했다. 단, USB-C 포트를 지원해야 한다.
'볼타'가 주는 사용자경험(UX) 역시도 고프로에 대한 접근성을 한층 더 올려 준다. 하단의 전원버튼을 통해 기기를 깨우고 중앙 셔터로 언제든지 고프로에 손을 가져갈 필요없이 사진을 찍거나 촬영을 진행할 수 있다. 볼타를 손에 쥔 채로 손가락만으로도 고프로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손으로도 대부분의 기능들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이 하나의 사용성이 꽤 많은 편리함을 준다. 게다가 고정도 가능하다.
‘고프로 히어로 12 블랙’은 5.3K 60fps, 4K 120fps 영상촬영을 지원한다. 전작과 달리 HDR 영상 촬영이 추가됐다. HDR의 경우 16:9 화면비에서 5.3K 24~30fps, 4K 24~60fps까지 쓸 수 있다. 화면 비율은 16:9와 4:3, 9:16이 가능하다. 이중에서도 8:7 화면비에 더 신경을 썼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세로모드에 맞춰 촬영이 가능하다. 5.3K 30fps, 4K 60fps를 구현한다. HDR 상황에서는 4K 24~30fps까지 선택할 수 있다. 고프로는 특허받은 ‘하이퍼뷰’를 통해 전체 8:7 센서를 활용한다. 타임워프나, 타임랩스, 야간 랩스 등을 더 넓은 화각으로 다룰 수도 있다. 8:7 화면비로 촬영하고 원하는 방향을 자를 수도 있다. 4:3, 16:9, 9:16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물론 카메라를 가로로 두고도 세로모드 촬영이 가능하다.
고프로가 버전업될때마다 함께 향상됐던 하이퍼스무스(HyperSmooth)는 6.0까지 업그레이드됐다. 전 버전 대비 최대 4배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한다. 리니어+ 수평잠금 기능을 통해 카메라가 360도 회전할때도 안정적으로 수평장면을 유지해준다. 때문에, 고가의 짐벌이나 안정화 소프트웨어 없이도 기본기를 갖출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조건들 중 촬영한 영상을 어디에서 보거나 출력할지, 또는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SD카드의 용량과 배터리 사용량 등을 고려해 사용자에게 맞는 선택을 하면 된다. 물론,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영상을 자주 보는 디바이스에 맞추고 후작업을 하는 것 또한 방법이다.
확장성은 더 늘어났다. 우선 다중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하다. 에어팟이나 블루투스 헤드셋 등을 비롯한 오디오 기기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기기에서도 동시에 연결을 유지해준다. 최대 4대의 기기 연결이 가능하다. 하단 장착 핑거에는 1/4-20 장착 스레드가 포함됐다. 이 때문에 일반 카메라 마운트와 액세서리도 쓸 수 있다.
배터리 사용량은 전작 대비 최대 2배까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고프로는 전력관리 프로세스를 재설계해서 1회 촬영 런타임에 최대 2배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작과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볼타와 함께 대략 하루에 2시간 이상을 촬영했을 때 배터리를 따로 교체하거나 충전하지 않았다. 그만큼 배터리 걱정은 크게 덜었다.
다만, 이같은 배터리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 GPS가 제외된 점은 아쉽다. 여행 콘텐츠의 경우 장소 로그가 중요할 수 있는데 이를 매번 수동으로 지정해줘야 했다. 여행자 입장에서 GPS가 없다는 건 꽤나 아쉬운 지점이었다.
고프로를 가져가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발열이었다. 발열이 상당하면 촬영 중간에도 강제 종료될 수 있다. 물론 실외에서는 고프로를 들고 촬영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쥐고 다니는 행위 자체가 자연스럽게 열이 식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었다. 실제로 실외에서 잠시 고정하더라도 발열을 느낄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이와 달리 실외에서의 극악의 조건이라던지 실내 장시간 고정 촬영 테스트를 해보지 않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여행지에서 쓰는 경우 발열에 대한 걱정은 내려놔도 될 듯 싶다.
사실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편이 접근성이 더 높기는 하다. 다만, 영상을 촬영할 때의 경우 고프로의 편의성이 결코 낮다고는 할 수 없었다. 스마트폰 마운트를 쓰지 않는 이상 더 빠르게 영상 촬영이 가능하며, 들고 다니는데 큰 불편함을 없었다. 오히려 영상을 찍는 동안 고프로에게 보호받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을 쓸 일이 줄어 들게 된다.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좀 더 아껴쓸 수 있을뿐만 아니라 때로는 길찾기와 촬영을 병행할 수 있기도 했다. 즉, 스마트폰 작업을 끊고 카메라를 켤 일이 줄어들었다는 것. 고프로 덕분에 스마트폰을 좀 더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던가. 둘의 상성이 꽤나 탁월했다. 고프로로 영상만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도 더러 찍게 되는데 스마트폰과는 다른 화각의 사진이 의외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퀵 앱 알아서 편집 '척척'…구독 꼼꼼히 따지면 '이득'
고프로는 하드웨어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영상 플랫폼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생태계를 키웠다. 이를 위한 조치가 구독 정책이다. 고프로는 ‘프리미엄’과 ‘프리미엄+’라는 연간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단순하게 보면 하드웨어만 사면 될 일을 소프트웨어까지 엮어서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라고 지적할 수도 있겠으나 자세히 뜯어보면 이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숨어 있다. 일단 구독 자체가 강제 사항은 아니다. 다만, 구독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득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기기 가격이 소폭 내려갔기 때문에 오히려 기기에 대한 접근성은 더 높아졌다.
우선 가격이다. ‘프리미엄’의 경우 연간 5만5000원, 신규 구독자의 경우 첫해 50% 할인된 2만7500원이다. ‘프리미엄+’는 연간 14만9000원이다. 매년 갱신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구독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일수도 있으나 활용할 수 있는 혜택들이 꽤 있다. ‘프리미엄’의 경우 고프로에서 촬영한 콘텐츠를 클라우드에 무제한으로 백업할 수 있다. 프리미엄을 구독하니, 과거 '고프로 히어로4 실버'로 촬영한 영상도 무제한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옮겨 준다. 고프로 영상이 아닌 경우 별도 25GB 클라우드 용량을 제공한다. 자동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카메라 교체 보증도 포함됐다.
만약 고프로닷컴에서 구매한 기기라는 조건이 충족된다면 해당 웹사이트에서 액세서리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1년간 지원되는 할인 액세서리 기기 수는 10개로 제한된다. 차기 고프로를 구매할 경우 1년에 1대라는 제한이 있기는 하나 100달러(한화 약 13만원)를 할인해 준다. 만약 다수의 액세서리 구매 의향이 있거나 차기 고프로 구매까지 염두에 둔다면 충분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들이다.
무엇보다 구독에 따른 퀵(Quik) 앱의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 자동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업로드해 주고 클라우드 백업 이후 SD카드를 포맷해주는 자동 클리어 옵션을 발동시킬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 편집이 가능하며, 고프로의 오리지널 음악 및 자동 편집 기능등을 활용할 수 있다.
퀵 앱을 요긴하게 활용한다면 영상 편집에 다소 어려움을 겪는 초심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보여지는 영상들은 모두 퀵 앱을 통해 자동 편집된 내용을 소폭 수정한 콘텐츠들이다. 편집에 시간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필요한 부분만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영상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수고로움이 절약된다.
대체적으로 제안된 하이라이트보다는 ‘내 편집본’을 통해 영상을 제작했다. '내 편집본’은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앱이나 휴대폰에 저장된 콘텐츠를 자유롭게 선택하기만 하면 퀵 앱이 알아서 영상을 제작해준다. 이렇게 초기 영상이 제작되면 타임라인이나 테마, 음악, 길이, 형식 등을 조절해서 업로드하는데 필요한 영상 플랫폼에 맞춰 편집할 수 있다.
현재는 퀵 앱을 모바일뿐만 아니라 맥OS 기반 데스크톱이나 맥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윈도는 연내 지원 예정이다.
이번 출장에서는 고프로에 보조 역할을 맡기면서 카메라의 서브 역할을 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다보니 그립만 챙겨가게 됐는데, 촬영을 하다보니 신체 또는 가방 등에 고정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겠다는 판단이 선다. 두 손이 자유로우면 그만큼 편한게 없다. 마침 고프로가 액세서리 확장성이 높였기 때문에 다음 콘셉트에 맞는 액세서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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