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여파에 양극재 업계 실적 '뚝'…수요 부진 돌파구는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리튬 등 메탈 가격 급락에 이어 전기차 수요 정체기가 심화되면서 양극재 업계가 저조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양극재사들이 중장기 생산능력 투자 계획을 줄줄이 재검토하고 나섰다. 하반기 역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요 전기차 업체의 신차 출시와 4680 원통형 배터리 등 신규 배터리 적용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 주요 국내 양극재 제조사들이 2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리튬·니켈 등 주요 원재료 급락 여파가 남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LG화학 첨단소재사업부문은 2분기 매출 1조7281억원, 영업이익 1699억원을 기록했다. 전지재료는 전기차 성장 둔화 우려에도 양극재 출하 물량 확대로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됐다. 회사는 2분기 말부터 깊어진 전기차 수요 부진 심화로 판가, 물량 등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영석 첨단소재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25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양극재 판가는 2분기와 유사하나 주요 고객 감산으로 20%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 물량 감소에도 전년 대비 하반기 물량은 20% 증가할 것이다. 연간으로는 물량 20% 증가, 판가 40% 하락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소재사업에서 매출 5933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 리튬, 니켈 등 주요 원료가격의 하락으로 1분기 대비 매출은 감소했다. 주요 제품인 N65(니켈 60% 이상 함량 제품) 양극재 판매 부진이 영향을 준 가운데, 인조흑연 음극재 재고평가손실 186억원이 계상되며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은 매출 8095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5%, 전분기 대비 16.6%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6% 급감하고 전분기 대비 41.6% 감소했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관리본부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전방시장은 업황 회복이 지속되고 있으나 하반기 영업 상황은 상반기 대비 유의미한 반등 어렵다. 전기차 시장은 하반기에도 성장 둔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자동차 업체의 수요 대비 과잉생산으로 누적된 재고는 10~11월 중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12월 이후 양극재 판매 수량 반등을 조심스레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실적을 발표한 엘앤에프는 매출 5,548억원, 영업손실 8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했고 전분기 대비 12%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적자 폭을 58% 가량 개선했다.
박남원 엘앤에프 전략기획부문장 상무는 "1분기에는 800억원대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고 2분기에는 재고에 평가된 시세와 보유한 재고량의 감소에 따라 약 500억원대 환입이 발생했다"면서도 "3분기와 하반기는 리튬 시세의 추가 하락, 내년 물량 확보를 위한 보유 재고가 증가할 수 있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올해 안에 재고평가손실 영향을 끝낼 수 있도록 원재료 매입과 재고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양극재 업계는 지속되는 실적 부진에 따라 기존에 제시했던 중장기 연간 생산능력 투자 계획을 잇따라 하향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오는 2026년 28만톤으로 계획했던 연간 생산능력 목표치를 20만톤으로 줄였고,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2조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낮춰잡았다. 에코프로비엠도 2027년 71만톤으로 계획했던 목표치를 전면 재검토하고 나섰으며, 엘앤에프는 2026년 연 40만톤으로 예정된 목표를 1년 연기하는 한편 중장기 계획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기차 수요 정체의 강도가 예상 대비 깊어지자 하반기 전망도 어두워지는 분위기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업체의 잇따른 전기차 생산 계획 조정으로 출하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비교적 수요가 견조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선호도가 높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극재 제조사들도 수주 등 물량 확대보다 원가 절감과 재고 관리 등 내부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분위기다. 침체된 시장에 따라 안정적인 출하량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원재료 등 보유한 재고 수준을 낮추고 설비 최적화에 집중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연말, 내년 초쯤 침체된 시장 수요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전기차 업체의 신규 모델 출시가 예정된 데다 이에 탑재되는 배터리 신제품 등이 양산될 예정이어서다. 특히 원통형, 파우치형 등 배터리 폼팩터별로 신규 양극재 채용이 예상돼 미비했던 출하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원통형 배터리에서는 테슬라에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4680(지름 46mm, 길이 80mm) 배터리 양산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배터리 양산 시점을 3분기 말 4분기 초로 제시하며 관련 라인 최적화를 진행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엘앤에프, LG화학 등이 관련 양극재를 납품하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파우치형 배터리에서는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가 적용된 제품이 등장할 예정이다. 고전압 미드니켈은 니켈 함량 60%대 삼원계 제품의 전압을 높인 배터리로, 원가는 낮추면서도 성능은 높일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이며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한 양극재 4사가 관련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는 삼성SDI의 P6가 미국 등으로 지속 출하되는 가운데,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신규로 진입하면서 수요 발생이 기대된다. 배터리업계는 SK온이 지리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유럽 자동차 업체와 관련 제품 논의를 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양사가 각형 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급망 구축이 완성되지 않은 만큼, 관련 양산 시점은 타 제품 대비 더딜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양극재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 중동 전쟁에 따른 정책적·광물 가격 리스크가 남아 있어 하반기에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따른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면서도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성장세가 유효한 만큼, 연말쯤 발생할 수요가 얼마나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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