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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적 vs 건강 문제"…방통위원장 국회 불출석 두고 갈등 격화

채성오 기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불출석 사유서를 읽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현안질의를 위해 개최한 전체회의에 불출석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고의적인 회피 가능성을 주장한 반면, 여당의 경우 방통위원장의 개인적인 건강 문제를 강조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2일 국회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국무위원후보자(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인사청문요청안 ▲국무위원후보자(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인사청문회 자료제출 요구의 건 ▲인사청문회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파행운영 및 방통위원장 의혹 검증을 위한 현안질의 등 5건의 안건을 심사했다.

특히, 이날 안건 심사는 이 위원장에 대한 의혹 검증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허리 통증으로 인한 입원'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후 이날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당초 이날 이 위원장은 방통위 파행운영 등에 대한 현안질의를 위해 조성은 사무처장, 김영관 기획조정관, 이헌 방송정책국장 등 방통위 실무진과 함께 증인 자격으로 출석이 예정돼 있었다.

이에 대해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어제(1일)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용산에 가서 대통령과 면담하고 이것이 방송을 통해 중계됐다"며 "진단서를 봤는데 이 정도의(질병의) 크기가 크다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웠을텐데 어제 대통령실에서 보인 태도와 모습들은 오늘 입원할 이유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그래서 이 불출석 사유서를 승인할 수 없다"며 "오전 중에(이 위원장이) 출석해줄 것을 과방위 행정실은 요구해달라"고 덧붙였다.

최형두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국민의힘)가 2일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방송 영상 갈무리]


또한 최 위원장은 방통위 설치법에 따라 이 위원장을 대체할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출석을 요청했다. 현행 방통위 설치법 제6조 4항은 "위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부위원장과 위원회가 미리 정한 위원 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핸다"고 명시돼 있다.

현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은 김 부위원장의 거취에 대해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고,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즉시 오실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과방위 위원들은 이 위원장의 국회 불출석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한민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진단서를 냈는데 (어제) 용산에서 임명장 받고 나서 자택 근처 대치동 소재 병원이 아니라 영등포역 앞에 있는 신세계 서울병원에 입원했다"며 "신세계 서울병원에 확인해 보니 별도 상급병원의 진단서나 검사지가 없이도 병원장 판단에 따라 입원이 가능한 곳이더라. 과방위 회피용으로 가짜 입원한 것 아닌 지 위원회 차원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에 법적 조치를 내려달라"고 말했다.

신성범 의원(국민의힘)은 "이진숙 위원장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과방위원장님이나 야당 위원들이 내리는 게 아니라 의사가 내리는 것"이라며 "대통령 임명장을 줄 때는 얼마나 좋겠나. 그러니까 아픔을 무릅쓰고 받을 수도 있는 것이고 이것은 신세계 서울병원에서 따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현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더불어민주당)가 2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방송 영상 갈무리]


김 부위원장의 직무 대행 여부에 대해서도 이견이 오갔다.

김현 과방위 야당 간사(더불어민주당)는 "현재 방통위는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가 발의돼 보고가 진행 중인데 위원장 본인이 부득이하게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을 못 하면 당연히 그 전날 협의를 해서 부위원장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아무런 연락이 없이 대통령 임명장을 받아 놓고 이 자리에 오지 않은 것은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형두 여당 간사(국민의힘)는 "방통위에서 2인 체제 시 (의결했던) 그 문제점을 부각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었던 회의인데, 당시 저희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다수결로 결의를 했던 사안"이라며 "오늘 새롭게 부르고자 하는 김태규 신임 부위원장은 증인에 해당하지도 않고, 이야기할 중요 내용에 대해 사실상 관련성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김 부위원장에 대한 출석 및 오는 9일 한국방송공사(KBS)·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의 불법성에 관한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추가 상정했다. 해당 안건은 과방위 위원 19명 중 12명의 찬성을 받아 가결됐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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