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날아오른 삼성전자, 7분기만 10조원대 영업익…"HBM3E 공급 속도" (종합)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메모리의 부활.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 넘는 영업익을 거두면서,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0조4400억원, 매출 74조7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확정 공시했다.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건 지난 2022년 3분기(10조8500억원) 이후 7개 분기만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62.29% 증가했으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44% 늘어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0.97% 늘었다.
이번 2분기 실적은 IT 시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메모리 분야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한 대응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크게 개선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한 영향이다. 하반기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능력을 확충하고 3분기 중 HBM3E 8단 양산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 TSMC 앞선 삼성 DS… HBM3E는 3분기 양산, HBM4는 내년 출하
DS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1조910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지난 2022년 2분기(9조9800억원) 이후 8개 분기 만에 최다 수익이다.
매출은 28조56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대만 TSMC의 2분기 매출 6735억1000만 대만달러(약28조4500억원)을 앞선 것으로, 삼성이 TSMC의 매출을 뛰어 넘은 건 약 2년 만이다.
메모리는 생성형 AI 서버용 제품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시장 회복세가 지속되는 동시에,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의 수요도 증가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DDR5와 고용량 SSD 제품의 수요가 지속 확대됐다.
DDR5, 서버SSD, HBM등 서버 응용 중심의 제품 판매 확대와 생성형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실적이 전분기 대비 대폭 호전됐다. 또 업계 최초로 개발한 1b나노 32Gb DDR5 기반의 128GB 제품 양산 판매를 개시해 DDR5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31일 열린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3는 모든 주요 GPU 고객사들에게 양산 공급을 확대 중으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매출이 3배에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라며 "HBM3 12단 또한 이미 양산 램프업 준비는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의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 공급 확대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HBM3E의 경우,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양산 램프업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들의 샘플을 제공했으며, 현재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HBM3E의 전망에 대해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HBM3E의 캐파 확대 영향이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는 당사 HBM 매출이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 세대인 HBM4의 경우 "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을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라며 "고객 맞춤형 HBM에 대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성능을 고객별로 최적화한 커스텀 HBM 제품도 함께 개발 중이며, 현재 복수의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에 대해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시스템 LSI, 역대 최대 매출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이미지센서 제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컨퍼런스콜에서 시스템 LSI 권형석 상무는 반도체 플래그십 스마트폰향 제품 현황을 설명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 상무는 "올해 출시된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는 SoC 제품 뿐만 아니라 2억 화소 및 5000만화소 이미지 센서, DDI 등 여러 제품이 있다"면서 "핵심 부품 28개 중 20종 정도가 채용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0개 정도 제품이 채용됐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이 올라간 수치"라면서 "LSI 사업부는 내년에도 숫자를 늘려 20개 이상의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상무는 채용 부품 수에 대해 단순히 매출 및 이익으로만 보는 것보다는 미래 생산성 측면에서의 반도체 역할을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파운드리는 시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고객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GAA 2나노 공정 프로세스 설계 키트 개발·배포를 통해 고객사들이 본격적으로 제품 설계를 진행 중이며, 2025년 2나노 양산을 위한 준비도 계획대로 추진 중이다.
◆ 모바일 실적, 1분기 대비 감소…"갤럭시 AI 고도화 투자 지속"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 및 네트워크(NW) 사업부의 2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줄어들었다. 1분기는 삼성전자의 첫 AI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가 출시되며 신제품 효과를 입었으나, 2분기는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영향이다.
2분기 매출은 27조3800억이며, 1분기 매출 33조5300억원 대비 18% 감소했다. 영업익은 2조23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7% 줄었다. 다만 S24 시리즈는 2분기와 상반기 출하량·매출이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이번 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540만대, 태블릿 출하량은 700만대이며,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279달러다. 사측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있었음에도, 작년 상반기와 비교할 때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수익률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 사업부 상무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하반기에도 재료비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이어지겠으나, 부품 표준화 등 제품 사양 최적화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견조한 실적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어려운 상황에도 갤럭시 AI 기능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VD(Visual Display) 사업부는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에 힘입어 선진 시장 성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2024년형 네오 QLED와 OLED, 라이프스타일 등 전략제품군 중심 판매에 주력해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강화했다.
생활가전은 성수기에 접어든 에어컨 제품 매출 확대와 비스포크 AI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 회복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이에 VD·생활 가전 사업의 2분기 전체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8% 감소했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상승했다.
2분기 시설투자는 12조 1000억원으로 DS 9조 9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 8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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