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장보고서] 첨단패키징 판 넓히는 TSMC…메모리 비중 늘리는 삼성전자
반도체⋅부품 관련 정책 동향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한 주 동안 열심히 달린 <소부장반차장>이 지난 이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차주의 새로운 동향을 연결해 보고자 주간 보고서를 올립니다. <반차장보고서>를 통해 한 주를 정리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첨단패키징 판 넓히는 TSMC…추격하는 삼성전자·인텔 [소부장반차장]
전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선두 기업인 TSMC가 패키징·테스트·마스크 제조 등을 합친 신규 로드맵을 공개했다. 높은 파운드리 점유율로 인한 독점 우려를 희석시키는 한편, 첨단 패키징 영역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전략으로 TSMC의 패키징 발판이 더욱 넓어지는 만큼, 삼성전자·인텔 등 파운드리 업체 간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18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신규 전략인 '파운드리 2.0'을 소개했다. 파운드리 2.0은 TSMC가 기존 주력해온 파운드리 분야에 패키징·테스트·마스크 제조 등 후공정 영역을 추가로 포함한 개념이다. 파운드리 핵심인 전공정뿐 아니라 후공정 서비스도 강화해, 사업 영역을 보다 확장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업계는 TSMC의 이번 발표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도모하는 한편, 현 시장 독점 구조 등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 위한 의도라고 보고 있다. TSMC는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의 60%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했으나, 패키징·테스트 영역을 포함한 이번 집계로 바꿀 경우 지난해 점유율이 28%로 줄어든다. 독점 우려를 해소할만한 지표를 새로이 제시하고, 패키징 매출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세운 셈이다.
시장 주요 경쟁자들이 패키징 분야에 힘을 싣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재진출 선언 후 신규 공정 로드맵·패키징 기술을 발표하며 TSMC,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중이다. 특히 파운드리부서(IFS)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EMIB·포베로스 등 솔루션을 바탕으로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패키징 역량과 메모리를 결합한 일괄수주(Turn-key) 전략으로 활로를 찾는 모양새다. 고성능 칩 제조·고대역폭메모리(HBM)·2.5D 패키징을 결합한 'AI 턴키 솔루션'을 통해 생산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고객의 수주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공산이다. 이와 관련 TSMC 고객사였던 일본 AI 반도체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를 2나노 공정 고객사로 확보하기도 했다.
캐파 확대 나서는 '한미반도체'...인천 주안 1만평 부지 매입
한미반도체가 인천광역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생산 캐파 증설을 위해 연면적 1만평의 공장 설립 부지를 구입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번에 확보한 부지는 매수 금액 약 300억원으로 한미반도체 기존 3공장인 본더 팩토리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2025년 초 공장 증설 착공 후 2025년 말 완공 예정이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인천 본사 연면적 2만2000평의 6개 공장에서 210대의 핵심부품 가공 생산 설비를 바탕으로 TC 본더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연 264대 (월 22대)의 TC 본더 생산이 가능하며, 200억원 규모의 핵심부품 가공 생산 설비가 추가되는 2025년에는 세계 최대 TC 본더 생산 캐파인 연 420대 (월 35대)를 실현해 납기가 대폭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확보한 부지에 증설 예정인 공장이 더해진다면, 2026년 매출 목표인 2조원은 달성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여진다.
'선택과 집중' 택한 삼성전자...파운드리 줄이고 메모리 확대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메모리 슈퍼 사이클 양상이 본격화, 메모리 투자를 늘리고 상대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파운드리(위탁생산) 투자를 축소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평택 사업장 신규 팹인 4공장(P4)을 완전 메모리 전용으로 변경, 메모리 사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평택 4공장 건설을 메모리 라인인 PH1를 건설한 다음 파운드리 라인인 PH2→ PH3(메모리)→PH4(파운드리)을 순으로 메모리 2개 라인, 파운드리 2개 라인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를 모두 메모리 라인으로 바꾼 것이다. P4 파운드리 공간에 갖춰질 D램 장비는 내년 상반기부터 반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이 이뤄진 것은 파운드리 대형 고객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 시장 사이클이 돌아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계의 화두인 HBM(High Bandwidth Memory)에서 대형 고객사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이루지 못한 상황임에도 일반 메모리 판매를 확대하며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DS 부문은 매출 23조1400억원,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 5개 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오는 31일 발표하는 2분기 실적 역시 메모리 사업부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DS 부문의 매출을 27~28조원, 영업이익을 6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레거시(구형) D램 가격의 지속 상승과 AI용 고부가 메모리인 DDR5 등의 수요 증가 영향이다.
반면, 파운드리 사업 업황은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 매출은 지난해 3분기 36억90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33억6000만달러로 9.0% 감소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11.0%. 지난해 3분기 12.4%에서 4분기 11.3%로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2개 분기 만에 1.1% 하락했다. 메모리 사업부가 파운드리에서의 손실을 커버하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슈퍼사이클 타고 HBM 고공비행
HBM(고대역폭메모리) 판매 확대 등 영향으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회사의 핵심 매출원이 된 HBM은 내년까지도 수요⋅공급 불균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케파 확대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5일 SK하이닉스는 2024년 2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영업이익률 33%), 순이익 4조1200억원(순이익률 25%)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8110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늘어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 실적을 달성했다.
‘생성형 AI’ 데이터센터 확장 부른다…높은 집적도 스토리지 '필수'
생성형 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의 확장 역시 중요한 화두로 지목된다. 다만, 무한정 확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데이터 스토리지의 총소유비용(TCO) 절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지금까지는 더 많은 용량을 위해 더 많은 제품을 구매해야 했다면, 추가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크기와 가격이 그대로인 제품을 출시했을 때 그에 따른 구매 욕구가 커지는 것이 당연한 셈이다.
25일 씨게이트 관계자는 이같은 해결책으로 "업계의 과제인 드라이브 집적도, 즉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플래터 당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늘리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 기록 방식은 오랫동안 표준 대용량 스토리지에 적합한 것으로 여겨졌고, 지난 1월에 새로운 열 보조 자기 기록(HAMR) 관련 기술이 출시되기 전까지는PMR 기술이 도입된 하드 드라이브가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저장하기 위한 주요 옵션이었다"라며, "PMR 기반 하드 드라이브는 20TB 초반의 용량을 제공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의 양이 계속 증가하면서 더 큰 용량의 하드 드라이브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만약, 하드 드라이브 인클로저에 더 많은 플래터를 계속 추가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실제 일부 업체는 용량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다만, 씨게이트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하드 드라이브에 플래터를 더 추가하면 데이터 스토리지 용량이 늘어날 때 자재 비용(BOM)과 고객의 총소유비용(TCO)이 증가한다. 과연 더 많은 스토리지가 필요한데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당연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데이터 센터 설계자에게는 드라이브당 용량보다 플래터당 용량이 더 유용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씨게이트 모자이크 3+는 하드 드라이브 플래터당 3TB 이상의 드라이브 집적도로 대용량 스토리지를 제공한다. 고유의 HAMR 기술을 구현한 하드 드라이브 플랫폼이기도 하다.
씨게이트 관계자는 "씨게이트 모자이크 3+는 현존하는 나노 스케일의 기록 기술 중 가장 복잡하고 발전된 기술이며, 재료 과학 혁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라며, "해당 솔루션은 기존 씨게이트 하드 드라이브와 동일한 재료 자원을 사용하고 3.5인치 폼 팩터에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높은 데이터 집적도로 미디어에 저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씨게이트 모자이크 플랫폼은 50TB 이상의 대용량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HBM 전진 기지로…SK하이닉스, 9.4조 투자 결정
SK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에 9조4000억원의 투자를 집행, 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
SK하이닉스는 26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Fab)과 업무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이 같은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에 정해진 일정대로 용인 클러스터에 들어설 첫 팹을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에 준공할 계획이며, 이에 앞서 이사회의 투자 의사결정을 받은 것"이라며, "회사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급증하고 있는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팹 건설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용인 원삼면 일대 415만㎡ 규모 부지에 조성되는 용인 클러스터는 현재 부지 정지(整地) 및 인프라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할 최첨단 팹 4개를 짓고, 국내외 50여개 소부장 기업들과 함께 반도체 협력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회사는 첫 팹 건설 이후 나머지 3개 팹도 순차적으로 완공해 용인 클러스터를 '글로벌 AI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승인된 투자액에는 1기 팹과 함께 부대시설과 업무지원동, 복지시설 등 클러스터 초기 운영에 필요한 각종 건설 비용이 포함됐다. 투자 기간은 팹 건설을 준비하기 위한 설계 기간과 2028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업무지원동 등을 고려해 2024년 8월부터 2028년 말까지로 산정했다.
회사는 용인 첫 번째 팹에서 대표적인 AI 메모리인 HBM을 비롯한 차세대 D램을 생산할 예정이며, 완공 시점 시장 수요에 맞춰 다른 제품 생산에도 팹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국내 소부장 중소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실증, 평가를 돕기 위한 '미니팹'을 1기 팹 내부에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는 미니팹을 통해 실제 생산 현장과 유사한 환경을 소부장 협력사들에게 제공해 이들이 자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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