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후폭풍 2분기…가슴 쓸어내린 'LG엔솔⋅삼성SDI' 위기의 'SK온'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후폭풍이 강타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2분기 실적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덕분에 적자를 면하며 한숨을 돌리고, 삼성SDI는 경쟁사 대비 큰 낙폭 없이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SK온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며 본격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오는 25일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30일 삼성SDI, 내달 1일 SK온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상반기 결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2분기에도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전기차 완성차 업체(OEM)들이 생산을 축소 여파가 그대로 전달되고 있는 데다 연초 급락한 리튬 등 원료 가격이 판가 부정적 시차 효과를 미쳤기 때분이다.
지난 8일 가장 먼저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도 이 같은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다만,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 반영 덕에 흑자를 유지, 가슴을 쓸어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8%, 57.6% 감소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755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망치를 하회 어닝쇼크다.
그럼에도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 영향이 컸다.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AMPC는 4478억원으로 1분기(1573억원) 대비 137% 증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얼티엄셀즈 2공장이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하며 반영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525억원으로 전분기(-316억원)보다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삼성SDI 역시 2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5조3728억원, 영업이익 38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5조8406억원·영업이익 4502억원) 대비 각각 8%, 16% 감소가 예상된다.
주요 고객사인 BMW와 아우디의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라 2분기 중대형 배터리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다만 경쟁사들이 적자를 내는 상황 속에서 흑자를 유지했다는 측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철저한 수익화 중심의 사업 진행을 비롯해, 지난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유럽'에서 처음 공개한 ESS 신제품 SBB(삼성 배터리 박스) 1.5의 대규모 수주에도 성공,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지금까지 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해도 고객사들의 견조한 판매로 분기 대비로 출하량 증가가 계속 이어졌고, 수익성도 높은 편이었다"라며 "전력용⋅UPS용 수요 증가로 ESS 배터리 실적이 흑자 전환되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문제는 SK온이다. SK온의 2분기 영업실적은 고객사 포드향 출하량 감소, 판매단가 하락 영향으로 매출액 1조5000억원, 영업손실 -3020억원 등을 기록,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의 누적 적자액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2분기 영업손실 역시 AMPC 수혜를 받은 결과로, 이를 제외하면 48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장기간 지속된 적자로 재무 여력도 악화하면서 추가 투자 등이 어렵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이 같은 SK온을 지원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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