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조원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 민관 협력으로 잡는다”
[디지털데일리 양민하 기자]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따르면 그간 소비자용 메타버스 시장이 호기심과 함께 비난을 겪으며 흔들리는 중에도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은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운영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특히 인더스트리얼 섹터는 메타버스를 가장 잘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주남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메타버스융합팀장은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주최한 ‘산업용 가상융합세계(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전했다.
이번 간담회는 올해 2월 제정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이하 진흥법)’ 등을 바탕으로 산업 메타버스 업계의 기대감이 꾸준히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마련됐다. 국내 산업용 메타버스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주요 기업 현장 방문을 통해 최신 산업 동향을 공유하고, 기업 애로사항과 정부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다.
이주남 NIPA 팀장은 ‘산업용 메타버스 동향 및 지원 과제 현황’을 주제로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글로벌 평가와 전망에 대해 전했다. 지난 3월 WEF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매출이 1000억달러(약 1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30년 기준 전체 메타버스 시장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이 팀장은 “인더스트리얼 메타버스는 특정 기술이 아닌, 미래에 구현될 디지털 환경”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디지털 트윈,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술이 모여 산업 메타버스 환경을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기업의 산업용 메타버스 우수사례가 발표됐다. 최치원 피앤씨솔루션 대표는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를 위한 맞춤형 확장현실(XR) 디바이스 상용화 및 공급 생태계 구축과 메타버스 합성훈련환경 시범체계 구축 및 실증 경험을 공유했다.
피앤씨솔루션은 국내 첫 확장현실 기기 양산에 성공한 기업으로,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특히 방산 분야에서 확장현실 기기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피앤씨솔루션은 지난해 7월 자사의 증강현실 글래스인 ‘메타렌즈(METALENSE)’를 내세워 미공군 혁신벤처프로그램(AFWERX)의 ACE 일반 비행 지원 장비 챌린지 2단계를 통과한 바 있다. 3단계 통과 때 미 공군에 국산 증강현실 글래스를 납품할 수 있어 애플·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거대 기술 기업이 주도 중인 글로벌 확장현실 기기 시장에 국내 기업이 진출하는 뜻깊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확장현실 기기 시장 전망과 관련해 최 대표는 “피앤씨솔루션은 확장현실 기기를 국산화 및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고, 현재 누적 400~500대 정도 판매한 상황”이라며 “현재는 시장이 개화하는 단계로, 향후에는 몇십조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김원현 슈타겐 대표는 ‘메타버스 기반 자동차 제조혁신 플랫폼’에 대해 설명했다. 슈타겐은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생산 책임자·작업자가 가상에서 자동차 생산설비를 최적 상태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했으며, 실제로 지난해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시범공장에서 고난도 작업에 속하는 도어 탈거 공정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실증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다소 모호한 가운데, 메타버스의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슈타겐은 메타버스에 대해 개념으로 접근하려 한다”며 “메타버스는 기술이 아닌 개념이고,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별로 차별화된 접근법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슈타겐은 자동차 산업이 처음으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차로 전환되는 시점이 왔다는 것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혁신을 이끌어나가는 데는 새로운 환경이 요구된다”며 “차종 증가, 옵션 수가 증가하면서 기존 생산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지고 최종적으로는 ‘유연 생산’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공장에 유연 생산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슈타겐은 기존 제조 현장은 유지하면서, 메타버스(가상) 환경에서 실시간 제어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김 대표는 “미래에는 자동차 공장의 ‘클라우드 기반 메타버스 팩토리’화로 경직된 생산 방식에서 유연한 생산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은 국가의 산업, 미래와 연결돼 있는 만큼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고, 어떤 개념으로 정의해야 하는 지까지 깊이 고려하는 것이 숙제”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현장 의견 공유 세션에서 참석자들은 산업용 메타버스의 높은 성장잠재력에 주목하며,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세계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 기술 개발, 전문인력 확보 및 상용화, 해외 진출 등을 위한 정부의 후속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단순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해당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콘텐츠와 산업 자체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황규철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국내 산업 메타버스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통해 기업 간 협업을 활성화하고, 국내 기업들의 다양한 성과가 메타버스 생태계에 뿌리내릴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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