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선언' 31주년에 노조 첫 파업…참가자 저조, 생산·경영 차질은 없어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55년만에 노조 파업을 맞았다.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7일 첫 파업에 돌입했으나, 생산 및 경영 차질은 없었다.
전삼노는 7일 노조원들의 연가 사용을 통한 첫 파업을 진행했다. 앞서 노사합의 결렬 이후인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파업 지침 1호안 대로다. 전삼노는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 전원에게 7일 하루 연차 소진 방기으로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당시 전삼노 측은 "서초사옥 앞 버스 숙박 농성 진행을 시작으로 7일 연가 사용을 통한 1차 파업을 펼친다. 파업의 최종 목표 단계는 총파업"이라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전삼노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약 2만8400명으로, 삼성전자 전직원(약 12만5000명)의 22% 수준이다. 전삼노 조합원 대부분은 DS(디바이스 솔루션·반도체) 부문 소속이기에, 이번 첫 파업 참여자 인원에 시선이 쏠렸다. 삼성전자의 핵심 부문인 DS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이날은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인 데다 파업 참여자들의 연차 소진까지 더하면 휴가를 사용한 직원이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많은 인원을 동반할 수 있는 날을 택한 노조 집행부의 전략과 달리 이날 연차 사용률은 전년 대비 줄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현충일은 올해와 동일한 징검다리 휴일이었지만, 이번 휴가 사용자 수는 전년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 파업 동참으로 오인받을 것을 우려한 일부 직원들이 출근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징검다리 연휴이고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자동화 생산 의존도가 높다"며 "이번 파업 선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출하량 부족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앞서 전삼노와 삼성전자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펼쳤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했으나, 전삼노는 이에 반발했다. 이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고, 파업을 선언했다. 현재 양측은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 이후 재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한편, 이날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프랑크푸르트(신경영) 선언'을 선언한지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직원을 불러모은 고 이 회장은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면서 경영 혁신을 다짐한 바 있다.
최근 HBM 대응 및 주도권 탈환, 이재용 회장 항소심을 비롯해 노사갈등 해결 등 여러 가지 위기를 봉합해야 하는 삼성전자 내에서도 분위기 쇄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구성원들의 사기를 올릴 '뉴 삼성'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이 회장은 삼성 사장단과 함께 미국 출장 중이다. AI·반도체·IT 분야 기업 및 미국 의회·정부 미팅 등 30건 일정 소화하며 사업 확대를 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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