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코어뱅킹 현대화’, 레드햇 오픈시프트 채택한 이유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어떤 시스템이든 시간이 지나면 낡게 된다. 기업들이 레거시를 벗어나 현대화된 시스템으로 바꾸려는 이유다. 은행도 마찬가지다. 다만 은행에서 ‘코어뱅킹 시스템’ 현대화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IT기술 패러다임 전환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KB국민은행은 가상머신(VM)부터 컨테이너를 통합관리하는 ‘레드햇 오픈시프트’를 강조했다.
KB국민은행 테크그룹 박기은 부행장은 4일 <디지털데일리>와 한국레드햇이 함께 금융권 정보기술(IT) 전문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오찬 세미나에서 핵심 금융 시스템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IT 패러다임을 바꾼 기술 중 하나로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언급하며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디지털전환을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박 부행장은 “디지털·테크 기업과 제조·금융 등 전통적 산업군에서 가장 뒤처진 산업간 디지털전환 속도는 약 5.4년 격차가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금융은 더 이상 금융회사만이 아닌 테크회사이기도 한 만큼 이런 간극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부분 기관들은 핵심(코어) 시스템 35%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다고 응답했고, 그중 11%만이 새롭게 구현하고 있다고 답했다. 많은 대형 은행들은 메인프레임 컴퓨터 기반 코어 뱅킹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코어 뱅킹 시스템을 둘러싼 기술 생태계 변화에 따라 ‘코어뱅킹 현대화’가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코어 뱅킹 현대화는 메인프레임 혹은 유닉스 서버에서 애플리케이션만 바꾸는 ▲리호스트(Rehost)와 ▲리팩터(Refactor),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을 의미하는 ▲리아키텍트(Rearchitect),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리플레이스(Replace)로 구분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클라우드 IT기술과 플랫폼을 사용해 새로운 코어뱅킹 시스템을 구축하는 리아키텍트 방식을 채택했다.
리호스트보다 전환 난이도가 높고 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효과가 높고 미래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부행장은 “일본 대형 은행은 리호스트 방식을 시도하는데, 그 이유는 이미 글로벌 진출을 많이 해서 일본 시장 중요도가 낮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시장에 있는 코어뱅킹들, 즉 글로벌 지사들은 리아키텍트 방식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코어뱅킹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방법에 있어서도 KB국민은행은 효율적 방법을 택했다. 올인원 패키지 방식이나 인하우스 방식은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공통 기능들은 그대로 플랫폼에 두고, 새로 개발하는 비즈니스 로직만 리아키텍처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한 것이다.
박 부행장은 KB국민은행 코어뱅킹 시스템 현대화 과정에서 기존 모놀로틱(Monolothic) 아키텍처를 ‘모듈러(Modular) 아키텍처(MSA)’로 변경한 건 디지털채널에서 발생한 유형들에 맞게 대응해 개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대면과 비대면 상품처리 개발을 독립적으로 하거나, 필요에 따라 개인과 기업 뱅킹 코어시스템을 분리하려 할 때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모든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한번에 새로 구축하는 빅뱅 방식이 아닌, 점진적 전환을 택했다. 업무 단위나 상품군 단위로 ‘개발환경에서 병행 검증→운영 환경에서 병행 운영→백업 유지 상태 동시 운영→신규 시스템 단독 운영’ 흐름을 가져간다는 게 이번 프로젝트 특징이다.
박 부행장은 “기존 차세대 빅뱅 방식 단점인 업무 단절과 주변 시스템들에 대한 영향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 전환 방식으로 2027년 말 완료 목표를 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개발·서스테이닝 체계가 필요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회사는 어쩔 수 없이 레거시(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들을 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고, 컨테이너 외에 VM으로도 만들어야 할 애플리케이션이 꽤 많이 있다”며 “각각 플랫폼을 따로 운영하면 복잡해지는데 이를 하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지원하는 게 오픈시프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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